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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티 Jun 13. 2024

부러운 게 없는 삶

90년대생 엄마의 첫 육아일기

 요즘 드는 생각 중 가장 마음의 드는 생각은 바로 이거다.


‘아무도 부럽지가 않다.’


 아기를 낳고서는 이 생각이 나의 일상 전체에서 묻어 나왔다. 아이 하나가 내 인생으로 들어왔을 뿐인데 내 삶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고 값지다고 느껴진다. 이럴 줄 알았다면 진작에 아기를 가질 걸 근데 그것도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었으니 이쯤에서 후회는 그만하기로 한다.


 물론 육아를 하다 보면 힘들 때도 있고 너무 쳐지는 날도 있지만 그런 날을 조금씩 견디다 보면 아이의 귀여움을 만끽하기만 하면 되는 날도 온다. 나에겐 요즘이 좀 그런 시기인지 아이가 그 어느 때보다 참 예쁘고 사랑스럽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아이, 우리 둘 만의 관계에 집중하고 싶어지는 요즘이다. 다른 그 어떤 것도 우리 사이를 틈타지 못하게 선하고 좋은 것들로만 우리 사이를 꽉꽉 채우고 싶다.


 이런 마음 때문인지 최근에는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기보다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곤 한다. 육아를 하다 보면 할 일이 끊임없이 몰아치는데 그것들을 쳐내다 보면 오히려 너무 바빠서 차마 쓸데없는 생각을 오래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바빠질수록 오히려 내면은 더 건강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나의 내면의 컨디션은 최상이라 볼 수 있는데 이를 위해 내가 노력하는 몇 가지가 있다.


1.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

2. 아이와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를 잘 분별하고 선택과 집중하기

3. 남편과 아이에 대한 대화를 많이 하면서 엄마 아빠로서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서로 피드백하기

4. 몸과 마음이 건강한 엄마가 되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한 음식 챙겨 먹기

5. 쉽진 않지만 여유를 갖고 육아에 임하기


 이 정도만 지켜도 매일 바스러지는 멘탈을 조금이나마 붙들며 육아를 할 수 있다. 나도 아직 쉽지 않고 매일 넘어지지만 그래도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값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은율이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서 엄마인 내가 걱정이 없는 것 같다. 내 아이가 하루를 행복한 웃음을 가득 머금고 잘 지내는 것을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아직 엄마로서 부족한 게 많은 나지만, 부러운 게 없는 마음을 갖게 해 준 은율이가 있어서 그래도 조금은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엄마에게 자신감과 웃음을 날마다 선물해 주는 은율아, 오늘도 정말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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