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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띠 Jul 08. 2022

#2. 내가 나에게 모질었던 이유

중요한 것과 긴급한 것을 구별하는 것의 중요성 

이전 글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폭력적이다'라고 고백했고 폭력을 휘두른 원인을 살펴보기로 했다. 폭력의 원인은 개인마다 지극히 복잡한 이유일테니 마음속으로 우선 떠올리면 좋겠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명백히 잘못된 폭력을 '왜 휘두른' 것일까? 


비폭력에 대해 배운 첫 시간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이해를 바탕으로 인내했을 때 비폭력이 온전히 발현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이해를 바탕으로' 인내하지 않았다. 그냥 참았다. 건강하게 소화시킬 방법을 모르다보니 음식을 먹다가 급체한 것처럼 꿀꺽 삼켜버린 것이다. 나는 이게 어른이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왜 나는 이런 감정도 이겨내지 못할까. 왜 눈물이 나는 걸까' 하는 순간들에 '그래 지금은 이게 중요한게 아니야.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다보면 이 감정은 잊혀질 거야'라며 감정을 억눌렀다.  


왜 이렇게 생각했을까? 그리고 감정을 잊기 위해 한 행동들은 정말로 '중요한 것들' 이었을까? 

조금 지나고보니 중요한 문제라기 보다는 긴급한 문제들이었다. 당장 눈앞에 놓인 것들을 해결하는 것이 슬프고 힘든 내면의 소리를 잊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무작정 참은 것이 병이 되었다니. 스스로 고생했다고 말해준 적 없었고 "더 더 더" 하면서 채찍질을 했다. 


마음의 상처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간과되기 쉽다. 피를 철철 흘리는 것이 아니다보니 응급처치를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고 배우는 점도, 성장하는 점도 분명 있겠지만 상처로부터 어느정도 성장하는지는 상처를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는지에 있다. 


그래서 만일 내가 나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면, 한 번 생각해보자. 나는 나에게 왜 폭력을 휘두르고 있을까? 그리고 중요한 것과 긴급한 것을 잘 구분해서 처리하고 있는가? 눈 앞의 일들도 집중해서 해결해야 하지만, 너무 오래 나의 상처를 외면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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