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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띠 Jul 19. 2022

#4. '균열'을 무서워하지 마세요


균열: 거북의 등에 있는 무늬처럼 갈라져 터짐 


"부디 네 삶에 균열이 일어나길 바라"라는 말을 듣고 기뻐할 사람이 있을까? 적어도 첫 번째 에세이에 대한 선생님의 답신을 읽기 전까지는 균열이라는 단어를 긍정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균열이라는 단어에 내가 이렇게나 반가움과 갈증을 느낄 수 있다니! 


첫 번째 에세이 주제(아힘사: 비폭력, 사랑)가 주어지고 일주일 동안 퇴근 후 동선은 단조로웠다. 수련을 하러 가거나 에세이를 쓰러 카페로 가거나 둘 중 하나. 모든 감정에 대해 들여다보고 쓴 글이라 쓸 때는 눈물도 났는데 12주의 내용을 다시 정리하며 보니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문장들 사이에서 보인다. 어쩌면 이게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가 아닐까?




거두절미 하고, 혼돈 속에 쓴 첫 번째 에세이에 대한 선생님의 답신이 왔다. 스무 명이 넘는 사람의 에세이를 읽으셔야 하니 답신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기대하지 않았을 때 받는 선물은 역시나 더 값지게 느껴졌다. 


부디 이 과정 동안 선생님의 마음에 균열이 일어나 그 틈 사이로 가슴으로부터의 한 줄기 빛이 새어들어가 선생님이 찾고자 하는 그것을 발견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메일의 알림을 들었을 때는 한창 바쁜 근무 시간이었다. 알람을 듣고 연 메일 속 마지막 문단이 마음 한 켠을 강하게 내리쳤다. 신선하고 강한 충격이었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마음과 몸에 여유가 없음이 여실히 드러났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자신의 내면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래서 나는 균열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래 보기로' 결심했다. 적어도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말이다. 용기를 낸 증거로 답신을 보냈다. 





균열이 일어나야 할 때 어쩌면 삶은 균열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이모양 저모양으로 보내고 있을 거다. 그리고 우리는 많은 순간 그 균열을 무시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균열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은, 균열을 내려고 억지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균열이 필요하다는 삶의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인지하는 것이 성장의 시작이었다. 

그러니 잠시 3분만 시간을 내서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지금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균열의 신호는 없을까? 그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 새로운 성장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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