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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띠 Aug 06. 2022

스펙트럼의 확장: 낯선 장르의 책을 읽는 것

내일이면 백수생활 3개월 2주차인데, 생각해보니 회사를 다닐 때는 실용서적 위주로 읽었다.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더 잘 하기 위해서, 궁금했던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더 알고 싶었던 부분에 대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그러던 내가 비교적 최근, 낯선 장르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아주 흥미롭지 않으면 끝까지 페이지를 넘길 자신이 없어 소설 책이나 에세이에 손이 잘 가지 않았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 읽은 흥미로운 소설을 기점으로 문학에 대한 나의 편견과 오해가 사그라들었다. 손원평 작가님의 <아몬드>를 처음 평대에서 발견했을 때, 무심한 표정의 주인공 얼굴은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매주 주말 서점에 갈 때마다 보이는 평대 위의 그 얼굴이 왠지 모르게 신경 쓰이기 시작하더니 책을 마침내 다 읽었을 때에는 '소설을 읽고도 눈물을 흘릴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영어덜트 소설도 처음이요, 영어덜트 소설이 무엇인지 처음 알았을 때에도 그저 '미숙한 주인공의 평범한 성장 스토리이겠거니'한 나의 생각이 얼마나 짧았는지 깨달은 순간이었다. 독서에 대한 나의 스펙트럼이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마치 아몬드의 주인공이 소설의 마지막에 '감정불능 장애'를 극복하는 것과 동일시되는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처럼!


잘만 고르면 바로 바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실용서적과 달리 내가 낯설다고 멀리만 하던 문학이나 에세이 종류가 얼마나 뭉쳐있고 굳어있던 감정들을 녹여내는지, 그리고 그것이 삶을 살아가는 데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얼마나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는지 느낀 순간이었다. 


오늘도 서점에서 에세이 한 권을 집어들었다. 인간답게 사는 것에 대한 정의는 각자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시간이 지났을 때 조금은 더 인간답게 살았노라 삶을 돌아보고 싶어서. 


그래서 당신에게도 조심스레 권해본다.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낯선 장르의 책을 읽는 것이 스펙트럼의 확장을 가져다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그러면 삶의 더 다양한 색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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