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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띠 Aug 11. 2022

2022 나의 '수수한' 목표

하반기를 살기로 한 결심

수수하다: 사람의 성질이 꾸밈이나 거짓이 없고 까다롭지 않아 수월하고 무던하다.


수수한 목표라니.


보통 외관이나 차림이 꾸밈이 없을 때 쓰는 이 단어가 2022년 나의 목표에 제격인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말까지 4개월 밖에 안 남은 시점에 2022년 목표를 운운하는 것이 조금은 의아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하반기가 되어서야 '수수한' 그리고 단 한 번도 세워본 적 없는 목표를 세웠다.


슈퍼 계획형 인간인 나는 보통 연초에 다닥다닥 목표를 세워서 1월 2일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스프레드시트에 6월까지의 달력을 만들고 월별 목표를 세웠다. 변동이 있다 하더라도 일단은 계획을 세워놔야 마음이 편하니까.


그러던 어느날 다시 한 번 번아웃이 온 나를 발견했다. 한 번씩 번아웃이 오곤 했지만 열정을 쏟아부은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할 뿐 그때까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정점을 찍으면서 문득 '이런 적이 한 번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 무렵,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하면 롱런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잘 쉬고 있나?
쉴 때 어떻게 쉬더라?


내 내면은 이렇게 답했다. "나는 쉴 때 조차도 다음에 할 것을 생각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하고 몸은 쉬고 있어도 뇌가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어" 그래서 더이상 이 패턴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결단이 필요했다. 다른 거창한 목표들을 제쳐두고 '잘 쉬는 법을 배우는 것'을 목표로 2022년의 남은 시간을 살기로 했다.


욕심도 많고 항상 바쁘게 산 나에게 내가 스스로에게 내민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그리고 수수하다는 말 그 뜻대로, 정말 수수하게 살고 싶어졌다. 삶의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때를 보내고 제너럴리스트로 그렇게 살고 싶어졌다. 스스로에게 꾸밈이나 거짓이 없이 솔직하고 수월하고 무던하게, 흐르는 대로 그렇게 살기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목표도 궁금하다.

무조건 쉬어가는 것도 무조건 달리는 것도 어느 한쪽이 답은 아니지만. 부디 달리는 동안 쉼이 필요할 때를 알아차리고 스스로에게 쉼을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지면 좋지 않을까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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