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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띠 Aug 20. 2022

나는 내가 더 '왈칵' 했으면 좋겠다

눈물, 마음이 보내는 신호

왈칵. 왈칵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곧바로 눈물이 나오는 장면이 연상된다. 의미를 정말 잘 표현했다고 생각하는 단어 중에 하나다.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질문, 눈물이 반가웠던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눈물을 흘리는 것은 약한 사람의 모습이라고,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던 때가 있었음을 고백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이유는 우리의 내면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한 번쯤은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법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나는 정말로 그랬다. 눈물을 흘리지 않기 위해서 턱이 아플 만큼 윗니와 아랫니를 꽉 깨물었던 적이 있다. 도대체 '강하다'라는 것이 누구에 의해 정해진 기준이자 어떤 모습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때는 눈물을 가능한 한 흘리지 않는 것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나오려는 눈물을 애써 참는 노력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반복되니 점점 쉬워졌다. 그래서 마땅히 울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울지 않는 경우, 혹은 매정하고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볼 때도 많았다. 정말 강한 사람은 이런 것에 울지 않는다면서 말이다. 


'좋아, 나는 강해지고 있어.'


이미 눈치 챘겠지만, 이런 무작정의 참음은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눈물을 참는 것이 감정의 건강한 소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랬던 내가 요즘은 자주 왈칵한다. 그런데 그 왈칵이 진심으로 반갑다. 무엇보다 왈칵하는 순간은 많아졌는데 내가 나에게 더 솔직해지는 기분, 그리고 내가 진실로 강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눈물이라는 것이 전에는 억울한 감정을 주로 담고 있었는데 지금은 강해지겠다는 이유로 딱딱해져있던 내 마음이 아주 많이 말랑해졌음을 알려준다.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내가 왈칵하거나 눈물이 주르르 흐를 때면 그 감정을 외면하지 말고 알아주는 것, 그것이 내가 나에게 내밀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손길이자 위로가 아닐까? 


그래서 나는 내가 더 왈칵했으면 좋겠다. 

내 마음이 굳지 않고 말랑말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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