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F를 찾지 못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면 꼭 읽어야하는 피터틸의 책
나는 스타트업에 종사한다. 커리어를 스타트업에서 시작했다. 그렇게 스타트업에서 시작한지 햇수로 5년이 되어간다. 지금 재직중인 스타트업은 PMF(Product Market Fit)를 아직 찾지 못한 초기 단계라, 매일 ‘이 방향이 맞나’ 하는 생각을 한다. 『제로 투 원』은 그런 상황에서 내가 왜 스타트업에 합류했는지, 지금 무엇이 빠져 있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읽는 내내 “맞아, 이게 문제야” 싶다가도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아자아자’보다 ‘어쩌지’가 남았다.
공감되는 말들이 많았고, 부족함을 정확히 짚어주는 책이었다. 이 리뷰를 남기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 책은 스타트업 종사자라면 ‘지금 우리가 진짜 새로운 일을 하고 있는가’를 한 번쯤 점검하게 만든다.
피터 틸은 페이팔(PayPal)의 공동 창업자이자,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 팔란티어(Palantir)의 설립자다.(개쩌는 커리어)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논리적인 비전가’인 그는 『제로 투 원』에서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정말 새로운 것을 만들고 있는가, 아니면 이미 있는 걸 조금 다르게 반복하고 있는가?” 그가 말하는 0에서 1은 기존 시장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세상에 없던 가치를 처음 만드는 일이다. 단순히 ‘더 열심히’가 아니라 ‘다르게 생각하는 법’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전, 팀이 방향을 잃었다고 느낄 때, 혹은 “지금 하는 일이 정말 의미 있나” 싶을 때 읽으면 가장 명확하게 와닿는다. 자극적인 문장은 없지만, 대신 현재 위치를 냉정히 점검하게 만든다. 물론 모든 책이 그렇듯, 나만 그렇게 느꼈을 수 있다!
피터 틸은 모든 기업이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기술: 점진적 개선이 아닌, 획기적인가 — 기존 대비 10배 나은가.
시기: 지금이 적기인가 — 시장이 막 열리려는 순간인가.
독점: 작은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로 시작하는가 — 타깃이 충분히 좁혀졌는가.
사람: 올바른 팀인가 — 같은 방향과 원칙을 공유하는가.
유통: 만들기뿐 아니라 전달 계획이 있는가 — 고객에게 닿는 경로가 명확한가.
존속성: 10년 이상 방어 가능한가 — 쉽게 복제되지 않는 구조인가.
숨겨진 비밀: 남들이 못 본 기회를 봤는가 — 아직 표준화되지 않은 간극이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못한다면, 그 회사는 아직 ‘경쟁의 경기장’에 있는 것이다.
“독점기업은 경쟁을 없애는 회사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회사다.”
많은 팀이 ‘경쟁사보다 더 낫게’를 목표로 하지만, 그 시장 자체가 작거나 불필요할 수도 있다. 경쟁보다 중요한 건 고객이 실제로 존재하느냐다. 스타트업이라면 경쟁사 분석보다 먼저, “이 시장이 진짜 필요한가”를 검증해야 한다.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경쟁은 아무 의미가 없다.
“모든 신생 기업은 너무 작다 싶을 만큼 작게 시작해야 한다.”
큰 시장을 한 번에 잡으려 하기보다 작고 명확한 타깃에서 확실한 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 그 작은 시장에서의 성공이 이후 확장의 기반이 된다. 페이스북이 하버드라는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확장한 것처럼, 초기의 집중된 지배력은 훗날의 확장 속도를 결정한다.
피터 틸은 진짜 독점 기업이 갖는 공통점을 다음 네 가지로 정리한다.
1️⃣ 독자 기술 –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10배 이상의 차별성
2️⃣ 네트워크 효과 – 사용자가 늘수록 가치가 커지는 구조
3️⃣ 규모의 경제 – 커질수록 단가가 낮고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구조
4️⃣ 브랜드 – 고객의 마음속을 선점하는 힘
경쟁은 ‘더 빨리 달리는 것’이지만, 독점은 ‘경기장을 새로 만드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없다면 결국 경쟁의 바다에 빠지게 된다.
“위대한 기업은 미래에 돈을 벌 수 있는 기업이다.”
틸은 기업의 가치를 단기 매출이 아니라 미래의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능력으로 본다. 트위터가 화제는 많지만 불안정하고, 신문사는 느리지만 안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팔리는 제품보다 중요한 건 10년 후에도 팔릴 이유가 있는 회사를 만드는 일이다.
“우리는 아무도 하지 않는 중요한 일을, 우리가 해야 하는 이유로 하고 있다.”
회사의 미션은 단순히 “성장하겠다”가 아니라, “이 문제를 왜 우리가 풀어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이유를 담고 있어야 한다. 또한 내부의 경쟁보다 외부의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틸은 “파벌 다툼은 회사의 자가면역 질환이다”라고 말한다. 내부 갈등은 조직을 가장 빠르게 무너뜨리는 독이다.
“세일즈 담당자가 안 보인다면, 당신이 세일즈 담당자다.”
창업가든 개발자든, 결국 모두가 세일즈를 한다. 세일즈는 단순히 영업이 아니라 가치에 대한 확신을 세상에 설득하는 일이다. 제품, 아이디어, 비전 중 무엇을 팔든, 결국 사람을 설득해야 시장이 생긴다.
피터 틸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우리는 0에서 1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단순히 다른 미래가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볼 때만 세상을 다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오직 그때에만, 미래가 올 때까지 세상을 보존할 수 있다.”
즉, 경쟁보단 시장을 봐야한다. 시장에선 얼마나 작은 시장을 효과적으로 지배했는가가 중요하며, 당장 현재만이 아닌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한다. 이 미래 가치는 설득력 있는 미션과 일맥상통하다. 이렇게 꿈을 꾸고, 그 안에서 먼저 선점할 시장을 정했다면 팔아야한다. 그리고 이 모든 시작엔 '생각'이 있다.
『제로 투 원』은 열정을 북돋우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생각을 멈춘 채 달려가는 사람에게 잠시 멈추라고 말하는 책이다. 스타트업에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우리가 진짜 0에서 1로 가고 있는지 점검하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다.
아씨 근데 진짜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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