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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K Mar 16. 2024

30년 인생 첫 홀로 해외여행 - 2. 여행하기(4)

일주일 동안 싱가포르 살아보기

#7일 차(10/17)


드디어 나 홀로 싱가포르 여행 마지막 날이다.

처음 싱가포르에 왔을 때만 해도 7일간의 여행이 길게만 느껴졌는데,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벌써 마지막 날이 되었다.


마지막 날 호텔 조식


실망한 적 없었던 맛있는 호텔 조식을 먹고 올라와 짐을 쌌다. 체크아웃 시간이 정오여서 그때까지 꽉 채워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내 공간을 만끽하기로 했다.


밤 비행기를 타야 해서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가기까지 오늘은 대략 6~7시간 정도를 싱가포르에서 보낼 수 있었다. 그동안 싱가포르 구석구석을 많이 다니기도 했고 비행기를 타야 하는 내 컨디션도 고려할 겸 마지막날은 그동안 가봤던 곳 중에서 또 가고 싶은 곳을 한번 더 가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은 '싱가포르 국립 도서관'과 도서관에서 멀지 않은 '래플스시티'다.

싱가포르에서 야경 다음으로 제일 좋았고, 나와도 잘 맞았다고 생각했던 곳들이다.


정오에 맞춰 숙소 체크아웃을 하면서 캐리어를 잠시 호텔에 맡겨두고 어김없이 숙소 앞에서 매일 탔던 버스를 타고 국립 도서관으로 향했다. 


추억이 된 싱가포르 2층 버스


지난번에 갔을 때는 도서관 한 층만 이용해 보았는데 오늘은 전체적으로 못 가본 곳까지 둘러보기로 했다.

커다란 빌딩 형태의 국립 도서관은 책 장르에 따라 열람실이 층수별로 나누어져 있는데 층마다 제각기 분위기나 구조가 모두 달랐다.


나는 10층으로 먼저 올라갔는데, 열람실 입구 옆에 소파에 앉아서 노트북도 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바로 털썩 앉아버렸다.


싱가포르에 와서 항상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점이 사람들이 길거리나 도서관 같은 공공장소에서 굉장히 편하게 앉아있다는 점이었다. 도서관인데도 소파에는 누워서 잠을 청하는 사람도 있었고, 소파를 등받이로 하고 땅바닥에 앉아 노트북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마 한국이었다면 따가운 눈초리나 제재를 받았을 텐데 여긴 그런 게 없다. 길거리에서 편하게 앉아 있는 사람도 자주 보았다.


자유로움 그 자체


편안하고 아늑했던 국립 도서관


나도 멍 때리고 다이어리도 쓰다가 소파에 기대어 잠깐 낮잠을 잤다.

편한 자세가 아니었는데도 잠깐 낮잠을 잔 게 효과가 컸다. 정신이 확 깼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열람실에 들어가 책 구경, 사람 구경을 했다. 도서관은 창 밖 뷰가 참 좋았는데, 고층에서 도시 뷰를 한참 감상하다가 래플스시티로 향했다.


래플스 시티로 가는 길



다시 간 래플스시티도 적당히 돌아다닐만했다. 우선 급격하게 배가 고파져서 밥을 먹어야 했다.

음식점이 모여 있는 지하가 아닌 위층으로 올라가니 래플스시티 직원들이 주로 식사할 때 이용한다는 푸드코트가 있었다. 그곳에 내가 먹고 싶었던 '치킨라이스'가 있다고 해서 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치킨라이스 코너가 보였다. 잔돈이 남아서 현금으로 결제하고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직원 식당(?)에서 먹은 치킨라이스


적당히 담백하고 국물 베이스가 자작하게 밥에 깔려있어서 먹기에 부드러웠다. 엄청난 맛은 아니고 한 번쯤은 먹을만한 맛이다. 함께 나온 국물이 있었는데 색깔이 좀 별로였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점심 한 끼를 적당히 든든하게 먹고 난 뒤 래플스시티 쇼핑몰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찰스 앤 키스'가 싱가포르 브랜드라서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하길래 들어가 봤는데 역시나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나는 가방이 궁금해서 진열대를 둘러봤는데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없어서 금방 나왔다.


다른 브랜드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지하 1층 'CS market'로 향했다.


싱가포르 최애 마트


싱가포르에 다시 오면 또 가고 싶은 곳 중에 하나가 'CS market'이다. 깔끔하고 물건 퀄리티도 좋고 과일이나 요리들의 품질도 좋아서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다.

비행기를 타야 해서 짐을 추가하는 것이 부담이었기에 사고자 했던 '마일로 코코아'와 지인에게 부탁받았던 젤리를 샀다.


그렇게 싱가포르에서 일주일 살기를 마무리했다.


창이공항 가는 길


호텔에 가서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 공항까지 가는 그랩을 불렀다.


창이공항 도착


퇴근 시간이었지만 순조롭게 창이 공항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고 면세점으로 기념품을 사러 갔다.

우리나라와 달리 싱가포르는 면세점을 보안검색 전에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인들이라면 꼭 들른다는 바샤커피


공항 내 터미널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스카이트레인


먼저 바샤커피로 향했다.

바샤커피 매장에 들어갔는데 워낙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 그런지 직원이 나를 보자마자 코리안이냐면서 코리안들이 특정 커피를 많이 찾는다고 먼저 얘기해 줄 정도였다.


커피를 사고, 공항 내에서 터미널을 이동할 수 있는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뱅가완솔로 쿠키를 사러 갔다.

블로그에서 본 곳으로 뱅가완솔로 매장을 찾아갔는데 안 나와서 애먼 곳을 한참을 걸었다. 겨우겨우 찾아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다는 포럼쿠키와 마카다미아 쿠키를 샀다. 여기도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 계산하면서 직원이 한국어로 탑승권을 보여달라고 해서 또 한 번 놀랐다.


뱅가완솔로도 GET


그렇게 양손 가득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갔다.

보고 싶었던 '쥬얼 창이'는 제대로 구경하지 못하고 트레인을 타면서 짧게 눈으로 담았다.


공항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려고 일찍 갔는데도 기념품을 사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비행기를 타기 위해 후다닥 탑승구로 향했다. 보안검색을 마치고 드디어 한국 가는 비행기에 탔다.



싱가포르에 갈 때 비행기에서 발이 너무 불편했어서 한국으로 돌아갈 때는 묵었던 호텔에서 무료로 제공해 주는 일회용 슬리퍼 하나를 챙겨 왔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갈아 신고 훨씬 편하게 비행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해외여행 초짜는 이렇게 또 하나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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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밤 11시에 출발해 인천에 새벽 6시에 도착했다.

싱가포르를 떠나는 게 아쉬웠지만 일주일 만에 돌아온 한국이 편하고 반가웠다.

새벽 비행 때문에 정신은 몽롱했지만 뭐랄까, 뭔가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원래 나의 삶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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