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안 간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어렸을 때만 해도 매년 가족끼리 여름휴가를 갔었는데,
내가 성인이 된 이후부터 여름휴가는 잘 가지 않게 되었다.
더운데 어딜 가나, 바쁜데 어딜 가나, 귀찮은데 어딜 가나,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지난주, 제사가 있어서 할아버지댁을 가게 됐다.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타본 게 얼마만인지.
차 안에서 해가 조금씩 저물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음악을 듣는데, 마치 휴가를 떠나는 느낌이 들었다.
정신없이 일상을 보내다가 차에서 멍하니 노을을 바라보니 여유가 없던 마음이 평온해졌다.
휴가에 맛있는 음식은 빠질 수 없기에, 휴게소에 들러 먹고 싶었던 우동과 순두부찌개도 먹었다.
단지 몇 시간이었지만 그 사소했던 순간이 내게는 짧은 여름휴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