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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너블 티처조 Nov 01. 2023

[단어 #3] 형용사를 따로 배워야 하는 5가지 이유

지난 글에서 내가 형용사에 집착(?)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이번에는 형용사를 따로 배워야 하는 5가지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내가 쓰고 말하는 영어 문장에 형용사 하나만 추가해도 이전 문장과는 훨씬 다르게 보일 것이다. 


첫째, 긴 문장을 형용사 하나로 짧게 말할 수 있다. 


다음 문장은 회사에서 영어로 대화할 때 흔히 쓰는 문장이다.


I’m willing to hear your suggestions. I won’t reject what you say to me right away. 

(당신이 하는 제안을 기꺼이 들을게요. 지금부터 내게 하는 말을 거부하지 않고요.)


상대의 제안을 귀 기울여 듣겠다는 말이고, 게다가 그 제안을 거부하지도 않겠다는 말이다. 누가 봐도 자연스러운 영어이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같은 말이 중복된 느낌이 든다. 더 쉽고, 짧고, 간결하게 표현할 수 없을까? 


I'm open to suggestions. 

(제안에 열려 있어요.)


18개의 단어가 5개로 줄었다. 의미는 95% 가까이 동일하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형용사 open 덕분이다. 결정적인 단어 sugessions를 제외하고는 전부 형용사 하나로 대체할 수 있다. 형용사를 많이 알수록 이런 문장을 구사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문장이 길어지면 콩글리시를 쓸 위험이 있는데, 형용사가 이런 점도 막아준다.


둘째, 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


'굳이 영어로 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지 못하면 대화에서 오해가 쌓일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어에 '좋은'과 '싫은'만 있다고 가정해 보자. 우린 일상에서 일어나는 잡다한 일을 'good'과 'bad'로만 느끼지 않는다. 무엇이든 대놓고 좋지 않을 때도 있고, 그렇다고 엄청나게 싫지 않을 때도 있다. 즉, good과 bad에 담지 못하는 감정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냥 화났을 때는 형용사 'angry'를 써도 되지만, 뚜껑 열릴 정도로 열받았을 때는 형용사 'furious'를 써야 적절하다. 그냥 어려울 때는 형용사 'hard, difficult'를 써도 문제가 없지만, 복잡하고 까다롭게 어려울 때는 'tricky'를 쓰는 게 자연스럽게 들린다.


이런 형용사의 뉘앙스를 모르면 내가 쓰는 영어가 사무적이고 무미건조하게 들릴 수 있다. AI가 말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상대가 내 말을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형용사를 따로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형용사 + 명사] 조합으로 영어답게 말할 수 있다.


한국어는 [동사 + 부사] 조합이 발달한 언어이고, 영어는 [형용사 + 명사] 조합이 발달한 언어이다. 이렇게 말하면 감이 안 오니, 영어 예문을 보며 이해해 보자.


"오늘 아침에 샤워를 오래 했다."를 영어로 바꾸면?


a) I took a shower for a long time this morning. 

b) I took a long shower this morning.


b) 문장이 훨씬 명료하고 자연스럽게 들린다. 형용사 long과 명사 shower를 조합한 힘이다. 눈으로 보면 쉬워 보이지만, 막상 내 손과 입으로 쓰려고 하면 막히는 부분이다. 형용사를 적극 사용하면 이와 같은 [형용사 + 명사] 조합의 문장을 쉽게 쓸 수 있게 된다. 형용사의 이런 기능이 있었다니!


넷째, 어휘력을 기를 수 있다. 


영어 공부를 오래 한 사람도 스피킹에서는 하는 말만 하게 된다. 영어는 외국어이니 내가 구사할 수 있는 단어가 제한적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을 아예 차단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형용사를 배우면 다른 품사의 단어와 달리 다양한 맥락에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a) I can do it.

b) That looks doable.


둘 다 '할 수 있다'라는 말이지만 말의 초점이 다르다. a) 문장은 '내가' 할 수 있다는 말이고, b) 문장은 '그 일'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다.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다. 형용사 doable 하나만으로 문장의 주인공을 바꿔버린 셈이다. 이게 어휘력이 지닌 힘이다.


'가격이 적당한 스마트폰을 찾고 있다'는 어떻게 표현할까? not expensive? good price? 이럴 때 적절한 형용사는 'affordable'이다. 내가 정한 예산으로 살 수 있고,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을 말할 때 쓴다. 우리말의 '적당하다'가 있는 것처럼 물건 가격을 단순히 '싸다, 비싸다'로 구분할 순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쓸 수 있는 형용사 하나가 추가될수록 어휘력도 길러진다. 


I’m looking for an affordable smartphone.


다섯째, 형용사가 들어간 문장이 술술 읽힌다.


뻔한 말이지만 형용사를 제대로 배우면 영어 문장이 술술 읽힌다. 단, 그 형용사의 정확한 뉘앙스를 알고 있어야 한다. 영어권 원어민이 어떤 상황에서 자주 쓰는지, 어떤 단어와 조합해서 즐겨 쓰는지를 파악하면 형용사를 따로 번역하지 않아도 그 의미가 온전히 다가온다.


moody를 단순히 '변덕이 심한'으로 외우는 대신에 원어민이 느끼는 핵심 뉘앙스로 익혀보자. 


moody: It’s used when a mood quickly changes from good to bad.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안 좋은 상태로 빠르게 변할 때 사용한다.)


형용사를 이런 방식으로 익히면 moody가 들어간 문장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아래 글을 읽어보자.


When I was in my early 20s, I was really moody. I often suddenly got upset or sad for seemingly no reason. Now that I work out regularly, my mood is pretty stable. 

20대 초반에는 정말 감정 기복이 심했다. 이유 없이 갑자기 화가 나거나 슬퍼지곤 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지금은 많이 차분해졌다.


일상에서 자주 쓰는 형용사 100개만 제대로 배워도 영어 문장이 이전과 달리 술술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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