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카롱 Jul 09. 2023

[소개]chatGPT사용기 (Do's & Don'ts)

LLM의 개인적 단상

chatGPT의 뒤를 이어 엊그제 구글의  Bard까지 나와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특히 그중에서도 LLM(Large Language Model)은 자연어 인터페이스로 더 각광받는 것 같습니다.

저는 LLM의 기술적 내용은 잘 모릅니다.

그래서 구현 방식이나 원리, 앞으로의 발전 방향 같은 거보다는 그동안 좀 활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LLM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하여 개인적인 견해를 몇 자 적어 봅니다.


기본적으로 LLM은 글자 그대로 언어모델입니다. 즉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데 탁월합니다.

언어모델이기에 잘하는 것이 있고 못하는 것이 있고 또 오해도 있습니다.


LLM은 인터넷상의 대규모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고 이것들을 재조합하거나 정리를 잘합니다.

‘⓵인터넷 검색+⓶후처리+⓷인간의 언어로 표현’을 잘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것들은 활용도가 높습니다


  

사용하면 좋은 분야(1):

언어적 활용(컴퓨터 프로그래밍, 요약, 윤문)

Hustling(거칠게 떠밀다-->(의사결정이나 일의 시작을) 재촉하다)


복잡 다단하고 모호하거나 다의적인 경우가 많은 인간의 언어를 잘 다루는데 문법과 규칙이 명확하고 용처가 분명하여 예외가 없는 프로그래밍 언어는 LLM에게는 너무도 쉬운 대상일 것입니다.

IT업계에 20년 이상 일해 오신 전문가인 제 한 지인은 ‘과장 없이 chatGPT가 이 업계의 게임체인저’라고 단언하시더군요.

개발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Stackoverflow의 방문자 수가  chatGPT 오픈 후 단기간에 14%나 감소했다는 것이 LLM이 프로그래밍 업계에 끼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 보여 줍니다.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검색하고 분석, 요약 및  재조합하는 것을 잘합니다.

예컨대 “ 이번주 전 세계 신문 사설 중 AI의 위험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을 3개 골라서 한글로 번역 및 요약해 주고 그 출처도 표시해 줘'라는 식의 질문에 정말 알잘딱깔센 한 결과로 정리해 보여 줍니다.


작가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게 백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요즘은 빈 화면 좌상단에서 깜박이는 커서쯤 되겠네요) 무언가 시작하는 게 참 어렵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노션 같은 메모앱에 이미 도입하고 있는 기능인데 약간의 키워드만 주고 보도자료, 영화의 시놉시스, 광고카피, 회사 비전, 미션 머 이런 것들을 쓸 줄 압니다. (잘 쓴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단 chatGPT가 써 놓은 것을 보면 영감을 받거나 아이디어를 얻고 수정해 나가며 글의 시작이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단편집을 낸 SF작가 제 친구는 chatGPT가 자기에게는 일종의 정신적 치료제라고 하더군요. 빈 화면을 앞에 두고 막막할 때 키워드 몇 개와 등장인물 캐릭터 몇 개 주고 주제를 주면 chatGPT가 일단 써 갈긴답니다. 그것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내가 막 써도 이것보다는 낫겠다'라는 생각에 용기와 의욕이 생겨 다시 이야기를 시작할 계기가 된다는 겁니다.


언어(특히 영어)에 뛰어난 chatGPT를 영어공부에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예컨대 영어 문해력 향상을 위해서 많이 읽어야 된다는 것은 알지만 이게 생각보다 어려운 게, 성인이 영어 공부 할 때 내용적인 수준과 영어의 언어적인 수준이 비례하다 보니 영어가 쉬우면 내용도 성인이 보기에는 재미없고, 내용이 의미가 있으면 영어가 너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특히 영어 초보자들은 읽을거리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럴 때 내가 관심 있는 내용의 영문 기사나 글을 주고 “ 중학생 수준의 영어로 바꿔줘"라고 하면 기가 막히게 원래 의미와 문맥을 유지하며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바꿔 줍니다.

물론 반대도 됩니다. 예컨대 내가 대충 영어로 eMail 써 놓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스타일과 수준으로 써줘"라고 하면 아주 수준 높은 영어가 됩니다.

영국에서 공부하고 거기서 일한 지 20년 가까이 되는 제 동생은 한 달에 200파운드 이상을 내라고 해도 chatGPT를 사용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사용하면 좋은 분야(2):

검색 및 검색한 데이터의 재조합

경전의 해석, 검색결과의 메타분석

일반적(General)인 맥락에서의 제안


변하지 않는, 즉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정보를 기반으로 한 지식이나 정보를 재조합하여 언어로 표현하거나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것을 잘합니다.

예컨대 다양한 경우를 감안한 종합 소득세 신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 증상 기반 질병 추론  같은 것을 제법 합니다.

또 성경 같은 경전 기반 메시지 생성을 잘합니다. 성경 구절 중심의 강해 설교는 물론이고 사람 중심의 말씀설교도 잘 만듭니다.

예컨대 “몸이 아프신 아버님에게 위로가 될만한 성경 구절을 3개 골라서 거기에 맞는 설교 말씀을 약 1,000 단어로 만들어줘"라고 하면 은혜로운 설교가 똭 하고 나옵니다.

이렇게 만든 설교말씀으로 ‘초등학생용으로 바꿔줘', ‘영어설교로 바꿔줘', ‘더 간결하게 바꿔줘’ 뭐 이런 식의 응용이야 당연히 매끄럽게 됩니다.

(적어도 한국어 설교는 chatGPT보다 Bard가 더 은혜롭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외국인 노동자 교회에서의 영어설교를 준비하시느라 고생하셨던 저희 아버님께 진작 이런 게 있었더라면 훨씬 편하게 준비하셨을 텐데…


예상컨대, 아직은 인풋이 안되어 있어 불가능하겠지만, 아주 가까운 미래에 주역 및 해설서 기반의 사주풀이(통변)나 궁합, 타로카드류의 fortune telling 사업,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데이터 기반의 메타 분석, 역사 소설 창작 등에도 완전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나 일반적 상식 기반의 제안도 괜찮습니다.

예컨대 ‘10만 원 미만으로 12살 여자아이 생일파티를 위한 깜짝 이벤트에 대한 아이디어 10개만  알려줘',

또는 “가족 4인이 5월 1일 10시에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고 5월 6일 저녁 8시 비행기로 간사이 공항에서 떠나는데 그 사이에 교토 관광 여행 계획을 짜 줘. 식사는 점심, 저녁을 외식할 것이고 가족 중 한 분은 오래 못 걷는 노인이 한분 있다는 것을 고려하고 각 식사 장소, 가격, 이동 교통편의 비용 및 시간표를 포함해 줘. 비용은 최소로 할 필요는 없어" 이런 것들도 아주 그럴듯하게 결과를 보여 줍니다.

(아직은 LLM특유의 Hallucination-환각 현상 때문에 구체적인 정보는 재확인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백지에서 여행계획 세우는 것보다는 100배 편합니다.)


지금까지의 것들을 잘하는 것과 같은 이유, 즉 검색+언어능력이라는 특성상 다음과 같음 일을 시키면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 줍니다.   


사용하면 실망스러운 경우:

데이터나 언어가 아닌 맥락적 지식의 조합이 필요한 지능을 필요로 하는 경우,

결과에 필요한 변수가 인터넷상에 다 존재하지 않을 경우


예컨대 ,

“우리 회사의 비약적 성장을 위한 기업전략을 수립해 줘"

“콜센터 최적화를 위한 운영 전략을 짜줘”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신규 허가 반대를 위한 전문지 기고용 일간지 칼럼을 써줘"

“예수님은 요셉과는 유전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아무 상관없이 어머님인 동정녀 마리아의 처녀 생식으로 태어났다. 그런데 왜 신약 성경에 다윗부터 예수님의 법적 아버지인 요셉까지의 족보를 기록해 놓았는가?”

“케이블 TV회사들이 지상파 방송의 재전송료를 왜 내지 않아도 되는지 설명해 줘”


위의 질문들은 답변에 필요한 정보가 인터넷에 다 없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회사 운영에 대한 질문에는 ‘하던 거 더 열심히 해라’라는 식의 뻔한 답변이 나올 수밖에 없고,

전문가 칼럼이나 지상파 재전송 질문에는 신문기사 스크랩 요약에 불과합니다.


이는 각각, 각 회사별로 다를 수밖에 없는 내부 자원이나 사정, 경영자의 의지, 직원들의 역량 등은 검색해서 알기 어려운 정보이며, 사업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주제는 찬반 의견이 대등하게 있는 데다가, 각 업계의 말 못 할 진짜 사정은 아무도 말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적어도 현재 까지는 chatGPT에서 ‘지능'이라고 할만한 요소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지능’ 있는 것으로 오해받는 것 같습니다.


  

 인과관계-상관관계의 오류: 일반적으로 똑똑한 사람들이 말을 잘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인간의 언어를 잘 구사하면 똑똑하다고, 지능이 있다고 생각하기 쉬움   

 인터넷 검색을 제대로 활용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검색엔진의 상위호환 기능이 대단해 보임   

 문해력이나 문장력, 언어구사력이 좀 부족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자기가 부족한 부분을 잘하면 대단해 보임.   

 완벽한 암기는 이해와 구분하기 어려움   


간혹 chatGPT가 대단한 지능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결과 대부분은 그 사용자가 능력이 좋으신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