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후를 그려 봐.
내 아이들이 교복을 입고 있어.
교복을 입고 있다니 장하다.
성적은 별로야?
뭐 어때.
이 녀석 몰래 담배를 피워?
등짝을 후려쳤더니 세상에
X발이라고?
이 새끼 살아 있네!
막내야, 너도 교복을 입고 있구나.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일곱 살의 눈을 가진 내 아가.
혼자 편의점에서 젤리를 살 수도 있다고?
지금도 젤리 좋아하는구나.
어, 신발끈이 풀렸어. 엄마가 묶어줄게.
정말 네가 할 수 있는 거니?
감동이다.
아니 이봐 남편님아.
아직 담배 안 끊었니?
됐다. 건강해 뵌다.
그러고 보니 우리 아직 같이 사는 거임?
아 나는?
봄가을이면 어김없이 마라톤에 나가고 있어.
칭찬해.
다 살아 있습니다 살아 있고 말고요.
그 기적을 향해
오늘도 살아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