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아침엔 가족이 소금 같았다.
주렁주렁 내 등에 매달린 소금 가마니 같았다.
칭얼대는 아이도 돈을 벌어다 주는 남편도
내 손만 기다리는 짐더미 같았다.
갖다 버리면
나는 한없이 가벼워질까.
마침내 내가 원하는 만큼
자유로워질까.
소금이 다 녹아버리면
나는 지금보다 웃는 게 쉬울까.
2
매일 바다를 바라보지 않아도
그곳에 늘 파도가 일고 있다는 걸 안다.
내가 보지 않아도 느끼지 못해도 일어나는 일.
오늘은 내 삶에 열두 번째 파도가
어쩌면 스물한 번째 파도가
새벽안개처럼 스산하게 들이닥쳤다.
매일 일고 있는 저 파도처럼
싱겁게 철썩이다 물러날테지.
3
가족이 솜이라면
무거운 줄 모르고
경쾌한 걸음으로 나갈 수 있다면.
그러다 물에라도 빠지면 어쩌게?
끙차끙차 물에서 끌어내야지.
기다리면 마를 거잖아.
(도대체 내가 모르는 게 뭐람?)
그렇게 저 파도처럼 싱겁게
지나갈 거란다.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