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낮은음자리 Sep 07. 2023

직접제시(말하기)와 간접제시(보여주기)의 차이


1학년 국어

2023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


현대 소설 '돌다리(이태준)'을 수업으로 진행하기 전에, 소설의 서술 방식, 시점, 거리, 인물에 대한 개념을 설명해야 했다.


서술 방식으로 대표적인 직접 제시(말하기)와 간접 제시(보여주기)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를 찾던 중, 마침 같은 학기 중간고사 시험범위였던 고전 소설인 '최척전(조위한)'을 참고하면 좋겠다 싶었다. 이미 아이들이 시험으로 배운 작품이기에 이보다 더 와 닿을 수 있는 예시는 없었다.



말하기 Telling = 직접 제시

: 서술자가 인물의 성격이나 사건을 직접 설명


보여주기 Showing = 간접 제시

: 서술자가 장면이나 대화 등을 묘사하여 제시


예1)

최척은 용모가 빼어나고 생각이 주도면밀하여 말타기와 활쏘기를 잘하는 데다 문장에도 능했으므로, 여유문은 이런 최척을 매우 아껴서 한 상에서 밥을 먹고 같은 이불을 덮고 잠을 잘 정도였다.

―조위한, 최척전


예2)

(최척이 노래 소리를 듣고, 아내가 건너편 배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상황)

두홍은 최척의 말을 듣더니 의기 넘치는 표정이 되어 주먹으로 노를 치고 분연히 일어서며 이렇게 말했다.

[두홍] "내가 저 배로 가서 사정을 살펴보겠소!"

 송우가 두홍을 말리며 말했다.

[송우] "야심한 시각에 소란을 일으켰다가는 큰 난리가 날지도 모르네. 내일 아침에 조용히 처리하는 게 좋겠어."

―조위한, 최척전



별것 아닌 예시 두 가지를 가져온 것만 같았지만, 효과는 좋았다. 이미 샅샅이 살펴 본 본문의 내용이 나오자 아이들도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매년 같은 제재로 수업을 한다 해도, 교사와 학생이 공유하는 경험의 범주에 따라 수업은 달라질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숙모는 메이크업을 잘해서 예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