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의 흐름을 고려하여 대표적인 한국 문학 작품 감상하기
1학년 국어
2023학년도 2학기 중간고사
이번 학기 들어서 최대한 무게중심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지점이 있다.
그건 바로 교과서 성취기준의 범주 안에서 유의미한 수업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점이었다. 이번에 진행할 수업의 대단원명이 지향하고 있는 교과서 성취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 2015 개정 교육과정
[10국05-03] 문학사의 흐름을 고려하여 대표적인 한국 문학 작품을 감상한다.
그러고서 선정된 제재가 순서대로 향가 '제망매가(월명사)', 시조 '십 년을 경영하여(송순)' 및 '동지ㅅ달 기나긴 밤을(황진이)'였다. 결국 국문학 중 시가 문학의 전통과 문학사적 흐름을 가르치는 대단원인데, 교육과정 상으로 제시된 교과서 성취기준이 다소 난감한 측면도 있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부터는 국가 수준 교육과정 해설서에 '성취기준 해설'이 전부 다 있진 않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모든 성취기준에 있던 달려 있던 해설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만큼은 선택적으로만 존재한다. 이번에도 [10국05-02]와 [10국05-04]에는 해설이 있었으나, 지금 내게 필요한 [10국05-03]에 해당하는 "문학사의 흐름을 고려하여 대표적인 한국 문학 작품을 감상한다."라는 성취기준에는 해설이 없다.
결국 해설 없이 주요 내용을 주체적으로 해석해서 내용을 꾸려 나가야 했던 셈이다. 우선, 고대가요-향가-고려가요-시조-가사 정도로 연결되는 문학사의 흐름에서 향가와 시조가 제재로 선택되었으니 해당 갈래의 주요 설명을 담는 것으로 계획했고, 거기서 어떤 말들을 첨가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곧 배우게 될 향가와 시조도 결국 현대에 향유되는 노래와 절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첫 출발점은 여기서부터였다. 그 다음으로 도움이 된 것은 밴드 '이날치'의 멤버 안이호 씨가 스튜디오 허프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었다.
흥선대원군, 고종 때 했던 판소리랑 정조 때 판소리랑 같은 판소리일까요? 아니란 말이죠. 지금 제가 그냥 즐기는 게 21세기의 판소리라고 생각해요. 갓 쓰고 도포 입고 하는 것도 21세기의 판소리고, 이날치를 이렇게 하는 것도 21세기의 판소리인 거죠.
— 안이호, 스튜디오 허프 인터뷰
우리가 향가의 기-서-결 3단 구성이 시조의 초장-중장-중장이라는 3장의 형식으로 연결되었다고 믿는 것처럼, 그때의 모든 감성과 정신들도 정조, 흥선대원군, 고종 때를 거쳐 21세기까지 계승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날치의 노래를 들으면서 '힙하다'고 느끼는 까닭이 곧 교과서에서 맞닥뜨리게 될 향가와 시조를 배우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나는 이런 마음으로 이번 수업을 준비했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유튜브 댓글들이 인상적이어서 옮겨 놓기로 했다.
https://youtu.be/3P1CnWI62Ik?si=N6dtdX5OHId5C1Eq
―이 노래를 듣기 전까진 왜 국악이 신난다는지 공감 안됐었는데 우리 조상님들 이러고 노셨구나
―코리안 라임.바트.
우리는 이것을 '가락'이라 일컫는다.
―"과거시험 금지곡"
―이게 딱 한국 아니냐 으리으리한 회색빛 마천루 사이 고고한 경북궁과 광화문처럼 한없이 도시적인 배경 속에서 한국적 색채를 띄는 사람과 의상, 노래
―전 외국에 사는 교포인데요. 이런 아이디어 정말 개성 있고 참신한 것 같습니다. 영상을 보니 리듬과 판소리의 절묘한 조합, 판소리 흥을 돋우는 감각적인 춤 영상에 계속 이끌려서 한국에 놀러 가고 싶어지네요.. 한국 홍보에 힘써주시는 분들 응원합니다! "힙"한 대한민국!! 코로나 잘 이겨내시고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