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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명재 May 28. 2023

유럽 미술관을 즐기는 방법-프롤로그

- 유럽이 아름다운 이유 -


< 빈 미술사 박물관 내부 입구, 예술로 올라가는 계단 >


지긋지긋한 코로나도 끝물이다. 돈과 시간만 있다면 별 다른 불편 없이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항으로 달려가기만을 벼루어 왔을 것인가. 이미 작년 연말부터 수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으로 떠났다. 곧 여름이다. 일주일 이상 휴가를 떠날 수 있다는 애기이다. 유럽 여행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럽을 선망한다. ‘파리’나 ‘바르셀로나’는 그저 유럽의 도시 이름이 아니다. 마치 인류의 밈이라도 되는 양, 전 세계 누구라도 그 이름을 듣는 순간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유럽은 분명 특별한 것이 있다. 무엇일까? 


유럽이 특별한 이유는‘예술’ 덕분이다. 물론 유럽은 음식도 맛있고 사고 싶은 물건도 많고 자연도 아름답다. 하지만 유럽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지는 부분은 역시 예술이다. 유럽 여행 책자가 동남아 여행 책자와 다른 것도 그 때문이다. 동남아 여행 책자가 맛집, 쇼핑, 야외활동 위주로 채워져 있다면 유럽 여행 책자는 미술관, 박물관 정보로 빼곡하다.


대부분의 유럽 여행자는 미술관 방문을 일정에 포함시킨다. 파리에 간다면 루브르, 마드리드는 프라도, 피렌체는 우피치. 미술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분도 계시지만 별 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분도 많다. 


미술관을 좋아하지 않는 분은 대게 취향이 맞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즉 본인은 미술보다는 맛집, 쇼핑, 자연풍경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자. 미술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도 가이드나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 흥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즉 미술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을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 미술은 알아야 보인다 -


< 프라도 미술관 입구. 18세기 스페인 미술의 자존심, 고야가 내려다보고 있다. >


미술은 맛집, 쇼핑, 자연과 다르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 없다. 그건 본능에 가까운 즐거움이다. 쇼핑도 마찬가지다. 누가 가르쳐줘서 혹은 책으로 읽어서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미술을 포함한 예술은 그렇지 않다. 미술을 감상하는 것은 철저히 지적인 활동이다. 모르는 상태에서는 감동을 얻을 수 없다. 물론 모르고 보아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도 있다. 하지만 그런 작품들도 제대로 알고서 다시 보면 다른 차원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2017년 8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마드리드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3년 6개월간 수 없이 미술관으로 달려갔다. 마드리드의 프라도나 티센 미술관은 연간 회원권을 끊어 내 집처럼 드나들었다. 그 외에도 유럽 곳곳의 미술관을 방문했다. 보면 볼수록 미술에 빠져들었다. 본인은 예술 전공자가 아니다. 공부와 감상을 함께 하며 아마추어가 되어 가는 중이다. 


아마추어는 나쁜 뜻을 가진 단어가 아니다.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사람, 즉 애호가를 가리킨다. 미술을 사랑하다 보니 미술에 대해 얘기 하고 싶어졌다. 2022년에는 마드리드 예술에 관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유럽을 여행하시는 분이 있다면 다른 무엇보다 미술관을 즐기시라고 애기해 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브런치를 통해 개별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도 나눠보고 싶다. ‘미술을 감상하는 방법’과 ‘미술관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이다. 앞서 미술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누누이 강조할 것이다. 그런데 개별 작품에 대해서만 지식을 쌓다 보면 모르는 그림 앞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다. 다빈치의 모나리자나 반 고흐의 자화상이 왜 대단한 지는 알겠는데 생전 처음 보는 반다이크의 그림 앞에서는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미술, 그중에서도 특히 서양고전미술을 감상하는 법에 대해서는 이미 출판한 책에서 애기한 바 있다. 책 내용을 토대로 하되 조금 더 이야기를 붙여 후술 할 예정이다. 일단은 미술관 사용법부터 얘기하려 한다. 미술관 사용법이 따로 있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게 그리 간단하지 않다. 미술관을 어떻게 둘러보느냐에 따라 감동의 폭은 확연히 달라진다.




< 루브르 박물관의 야경 >


- 미술관 사용법 10가지 -


고민 끝에 정리한 (유럽) 미술관 사용법 10가지는 아래와 같다. 


1. 유료로 관람하라.

2. 아침 첫 일정으로 시작하라.

3. 미술사의 흐름을 음미하며 움직여라.

4. 사진을 찍지 마라.

5. 가이드를 활용하라.

6. 기록하고 연결하라.

7. 기획전에 주목하라.

8. 카페를 이용하라.

9. 기념품을 구입하라.

10. 뮤즈와 함께 하라.


다음 글에서는 한 가지씩 애기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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