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싱글 인 서울 Single in Seoul (2023)
넷플릭스에 싱글 인 서울이 나왔다. 작가와 편집자 간에 만남을 시작으로 책을 만드는 과정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였다. 이 영화는 살짝 보면 단순한 로맨스이지만 표면 속에 곳곳 다른 이야깃거리를 심어두었다.
싱글만을 지향하는 사람(남주 - 이동욱)과 싱글도 좋지만 언제든 누군가와 같이 할 수 있다는 사람(여주 - 임수정)의 만남이었다. 영화는 서로가 다른 가치관을 지녔지만 환경과 사건 속에서 자연스레 관계를 형성하는 모습이 딱 영화이기에 가능한 개연성이었지만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본 적당한 생각이었다.
관계에 대한 남주의 말이 있다. 사실 이 대사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된 것도 있다. 요즘 '관계' 속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얼마나 나 스스로가 독립적일 수 있는지 궁금했던 찰나였다. 또한 내가 생각했던 관계에 대한 정의도 너무 다르게 흘러갔고 쉽게 흐려지는 것도 경험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역설적이게도 혼자에 대한 글을 쓰면서 그 어느 때보다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작업을 하며 진정한 혼자란 관계의 얽매이지 않고 도망치지 않는 것이라는 걸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다시 한번 역설적이게도 내가 진정한 홀로서기를 하는데 도움을 편집팀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이 말을 들추고 곱씹다 보니 '관계'속에서도 우린 '개인'을 돋보이기 위해 말과 행동을 한다. 사람이 모이면 집단을 형성하게 된다.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사람도 있고 아무 말을 못 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끈끈하고 친한 집단도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라는 실선이 점선이 된다. 그러다보면 나와 맞는 사람들민 만나고 있다.
집단 속 '관계'에서는 가치관의 차이가 불편함이나 저항감으로 다가온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특정 사람이 싫지는 않지만 굳이 내 시간을 주고 따로 만나지 않으며 '관계'를 은연중에 접는다.
여러 상황 속에서도 우린 관계를 위해 시간과 돈을 쓴다. 그럼에도 그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려 관계가 온전한 '나'에 가까울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는 꼭 다수가 아니어도 된다. 개인 대 개인도 관계이다. 얼마나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나의 모습을 솔직하게 내 의지만큼 상대방에게 보여주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물론, 상황과 장소에 따라 맞춰서 써야 하는 '가면'은 존재하나 많은 사람들에게 '가면'을 여러 번 바꿔 쓰려면 어느 순간 실수하길 마련이다. 너무 많은 '가면'을 들다가 '가면'을 안 든 순간을 잊어선 안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진정한 혼자와 홀로서기는 혼자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죽음이 올 때까지 평생 가져갈 동반자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