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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뜻한 Jul 10. 2020

이기적인 것이 꼭 나쁜 것일까?

'너 그렇게 이기적으로 살지 마'에 대한 작은 반론


"너, 그렇게 이기적으로 살지 마" 우리는 종종 살아가면서 '이기적으로 살지 말 것'을 강요받는다. "애처럼 네 생각만 할 게 아니라, 다른 사람 눈치도 좀 봐라!" 사람들이 비난하는 이기성이란 자신만을 생각하고, 타인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걸 말하는 것인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되묻고 싶다. 이기적인 것이 꼭 나쁜 것일까? 



1. 결국 모든 사람들은 이기적이다.

 예전에는 나도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빴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너 참 이기적이다'라고 말하면 하루 종일 기분이 나빴고, 나도 맘에 안 드는 사람에게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이기적이야?" 욕하기도 했다. 내 사고구조는 '이기적' = '성격이 나쁘다'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기적인 것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반문을 스스로 던지게 된다.

 이 세상의 중심은 자신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사람이 이기적인 것은 필연적이다. 다만,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사회에서 그 이기심을 얼마나 추접하게 드러내느냐 마느냐 여부에 따라 그 사람의 인성이 바다만한지 간장종지만한지가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나는 나 자신이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깨끗이 인정한다. 하지만 그 이기심을 다른 사람들을 해칠 정도로 표출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나의 행복'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살아가는데 내 이기심을 활용하고 싶을 뿐이다.

 생각해 보면 결국 '이타심'이라는 것도 어쩌면 '이기심'의 발로인지도 모른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따라가보면 결국 그 시작은 내가 행복하기 위한 '이기심'일지 모른다.


2. 나의 '이기적 행복'을 위하여

 한국 사회에서는 자신의 이기심을 드러내는 것으로 평가받는 사람은 종종 '조직 부적응자'로 낙인찍힌다. 예를 들면, 개인적 선약을 이유로 갑자기 잡힌 팀 번개 회식을 빠진 김대리는 '선배 동료들 다 참석하는데,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욕을 먹을 수 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은 '이기적인 사람은 미움 받는다'는 한국 사회의 강한 공동체주의(혹은 '튀는 개인을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주의'랄까)적 사회분위기를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이기적 행복'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이타적 행복'과도 맞닿아 있다. 나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야 한다. 나 자신과 내가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의 행복한 공존이 내가 생각하는 '이기적 행복'의 정의이다. 그 행복을 이루기 위한 출발선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무엇을 할 때 불행한지 나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 그 후 내 주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 그리고 그 둘을 조화롭게 조율하여 서로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이기적 행복이다.

 



  사람마다 '이기심'을 정의내리는 방식은 다 다를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기성'은 자기 자신을 최우선순위에 두는 가치관이다.  물론,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기적이라고 비판받는 행동에 나부터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더운 날, 나 혼자 행복하기 위하여 모두가 함께 쓰는 공용공간의 냉방 시설을 맘대로 꺼버린다면 그 행동은 응당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내가 반론을 제기하고 싶은 것은 '이기심'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사회적 혹은 개인적인 고정관념이다. 특히 개인주의가 역사적으로 뿌리내리지 못한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주의’를 무조건적인 ‘사회의 해악'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나는 꼭 이기적인 것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행복과 타인의 행복을 조화롭게 저울질하여 '진정한 행복'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나와 타인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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