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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봄 Jan 17. 2024

24.01.14: 초보 활동가의 고민

개발협력 사업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19년도에도 그랬는데, 인도에서 매년 1월 15일에는 Makar Sakranti 축제가 있다. 이번에도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마을에 하루 일찍 가게 되었다. 준비한 프로그램은 준비가 아직 필요한 상태라 오늘은 푸드만 나눠주기로 했다.


먼저 로티아나마을에 갔다. 로티아나마을은 2017년에 Y 간사님과 함께 방문해서 빈 닭장을 교실로 만들었던 곳이다. 로이킴 팬카페 회원들이 후원해 주신 덕분에 닭장을 깨끗하게 치우고, 페인트칠, 매트를 깔아 교실을 만들 수 있었다. 책상과 의자까지 있으니 제법 교실 같아졌다.

2017년 로티아나 러닝센터
2024년, 로티아나 러닝센터

그리고 2024년, 5년 만에 간 러닝센터는 폐허가 되어 있었다. 매트는 낡고 낡아서 찢어진 상태고, 책상과 의자는 무슨 일이 있던 건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모래성 같았다. 이게 맞나... 아무리 코로나 때 수업을 못하고 관리가 되지 않았다고 해도 내가 기억하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 그냥 충격뿐이었다.

그 낡아진 교실에 아이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모였다. 그래도 손님이 왔다고 빗자루로 바닥을 쓰는 아이를 보며 ‘진짜 이게 맞나...’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진행하는 ODA사업을 살펴보면 교육 사업이 많다. 하지만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게 교육일까.


밤에는 현지 조력자 M과 D와 대화를 나눴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이 영어로 대화를 하다 보니 소통에 오류가 많긴 했지만 내가 이해한 바로는

1. 2023년 11월부터 러닝센터가 운영되지 않음(교사 월급 지급이 어려워서, 한국에서 지원금 받지 못함)

2. 인도에서 해외 NGO 활동이 금지되었음

3. 부모님은 아이들이 어느 정도 나이가 지나면(12-13세) 학교에 가는 것보다 돈 벌기를 원함


만약 교육이 꼭 필요하다면 우리가 평균적으로 생각하는 교육보다는 좀 더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은 어떨까. 우리나라에도 농업고등학교, 상업고등학교가 있듯이 고등교육으로 넘어가기보다는 직업적인 교육도 좋을 것 같다.


또 하나,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구글 번역기를 통해 아이들과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번역된 힌디어를 읽지 못했다.

갑자기 선물이 있다며 나를 집으로 데려간 라키. 하트의 반쪽을 내 목에 걸어줬다. 번역기를 읽지 못해 내가 힌디어를 읽어 대화를 겨우 나눴다.


SDGs 네 번째 목표에 포함되어 있듯이 문해와 산수능력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데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다양한 삶의 모습이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더 나은 삶은 모두가 문해력을 갖춘 모습이다. 무슨 일을 하든 간에 글을 읽을 수 있다면 더 좋은 정보를 얻고, 좀 더 효율적으로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관광객을 대상으로 물건을 팔기 위해 언어를 공부한다고 가정한다면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빨리 언어를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5년만의 인도

하여간 오랜만에 온 이곳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이번이 마지막 인도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와야 할 이유가 더 생기고 말았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아이들을 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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