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있으면 결혼할 준비가 될까요?

얼마 있으면 결혼할 준비가 될까요?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가 '경제적인 이유, 즉 돈 문제'일 것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결혼 준비라는 게 돈 쓰는 일의 연속이다. 결혼식장을 예약하고, 살 집을 알아보고, 가구와 가전제품을 사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식사대접을 하고, 결혼 예물, 혼수를 마련하는 것까지, 살면서 이렇게 많은 돈을 짧은 시간에 쓰는 일도 결혼이 아니면 경험하기 힘들 것이다.

결혼 준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혼식을 마치고 나서 신랑과 신부는 '경제 공동체'가 된다. 연애와 결혼의 가장 큰 차이를 피부로 느끼게 되는 시점이 '내 돈을 내 마음대로 쓰던 연애시절'이 끝나고 '경제 공동체의 우선순위'가 기준이 되어 돈을 써야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돈만 있으면 내가 사고 싶은 운동화를 마음대로 사던 시절이 끝나고, '아내 또는 남편이 더 필요한 것은 없을까? 당장 이번 달에 갚아야 할 대출금은 없을까?'를 고민해야만 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얼마 있으면 결혼할 준비가 되는지는 사실 각자의 상황과 기준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간단하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이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얼마가 있는지보다 돈 문제에 대한 가치관이 서로 맞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상황에 맞춰 준비를 하면 되지만, 돈 문제에 대한 서로의 기준과 가치관이 맞지 않다면 결혼을 하기 전부터 끊임없이 부딪칠 일만 가득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을 결심하기 전에 내 배우자가 될 사람이 나와 돈에 대한 가치관이 비슷한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경제 공동체를 꾸려나갈 수 있는 사람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나와 아내는 결혼을 하기로 결심을 하고 나서 서로의 경제적인 상황에 대해서 하나도 숨기지 않고 오픈했다. 월급은 얼마이고, 모아 놓은 돈은 얼마이며, 부모님께 지원받을 수 있는 돈은 어느 정도 되고, 대출은 있는지 없는지 까지 모든 것을 서로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앞으로 결혼을 하고 나서 돈 관리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고, 부모님 용돈은 얼마씩 드리고, 각자의 용돈은 얼마 정도이면 괜찮을지까지. 연애 때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아내와 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돈 문제에 대한 가치관이 나랑 잘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혼 준비를 하면서 돈 문제로 한 번도 부딪친 적은 없었다.


아내와 나는 둘 다 현실적이고, 현재의 즐거움을 위한 소비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행복을 위한 저축과 투자에도 중요한 가치를 두는 편이다. 현재를 너무 희생하지 않으면서 미래의 행복을 위한 저축과 투자를 하는 균형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고 의논하고 있다. 우리는 차나 명품에 돈을 쓰는 일에는 큰 욕심이 없지만, 여행이나 경험에 돈을 쓰는 일에는 망설이지 않는 편이다. 아웃렛에서 할인하지 않는 옷은 사지 않는 편이지만 헬스 PT레슨비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는 식이다. 아내와 내가 돈을 쓰는 가치관이 달랐다면 일상생활에서 많은 부딪침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이 얼마 있느냐'를 결혼 준비의 기준으로 생각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돈에 대한 생각이 비슷하냐'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돈이 많은 커플이라도 돈에 대한 생각이 너무 다르면 끊임없이 부딪치게 될 것이고, 돈이 부족한 커플이어도 돈에 대한 생각이 비슷하다면 행복한 경제공동체를 꾸려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돈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거나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