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의 봄소풍

by 남효정
KakaoTalk_20260411_173539236_02.jpg 봄이 가득한 공원_사진출처 2026.4.11. 남효정


오늘은 꽃이 흐드러진 2026년 4월 11일.

봄비 내린 후 조금 쌀쌀한 날씨지만 꽃들이 지고 있어 아쉬운 마음에 산책을 나간다.

빨래를 널고 운동화를 신고 챙 넓은 모자를 쓰고 걷는다.


저기 몇 걸음 앞에 느릿느릿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들고 할머니 한 분이 걸어가신다.

나는 천천히 그 뒤를 따라 걷는다.

아파트 단지에서 놀이터 쪽으로 내려가는 서너 개쯤 되는 계단을 아주 힘겹게 내려가는 할머니.

5월이면 붉은 덩굴장미가 피어나는 아파트 입구 아치 아래를 한 걸음씩 내려간다.

한 손으로 아치 기둥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지팡이 삼아 계단을 딛고 걷는다.

한 계단을 신음소리를 내고 내려간 할머니는 한 계단 더 내려가려다 장바구니의 바퀴를 밟고 기우뚱 넘어지려는 찰나, 나는 빛의 속도로 다가가 할머니를 잡아 부축한다.


"90이 넘으니 한 걸음이 힘들어."

"자식도 아무 소용이 없네."


불안이 가득한 할머니의 상기된 얼굴.

바람이 분다. 벚꽃 잎이 주름진 얼굴 위로, 머리 위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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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남효정의 브런치입니다.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는 가족이야기, 자녀와 친구처럼 살아가기, 어린이와 놀이, 교육, 여행 이야기 등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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