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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야 May 19. 2023

한 통의 편지

안녕하세요 선생님! 작년에 주셨던 편지가 너무 감사했고 여전히 앞으로도 감사할 편지를 주셔서 저도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턱없이 부족한 저에게 선생님은 마치 전학을 온 시간을 함께 할 수 있게 한 특별한 선생님입니다. 말을 잘 듣지 않던 저를 미워할 수 있으셨을 텐데 그렇지 않고 곁에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감히 선생님의 제자를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선생님은 정말 멋지세요! 아프면 걱정해 주시고 기분이 안 좋으면 바로 알아주셨던 날들을 저는 절대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사실, 저는 지금까지 지내면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잊고 지냈어요. 이상하게 잘 되고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슬펐거나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아팠어요. 삶에 대한 미련이 없을 때 전학을 와서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힘들었어요. 저도 제가 왜 그렇게까지 힘들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이기적인 내 마음 때문인가 싶기도 해요. 죽고 싶었지만 견뎌야 했어요. 저까지 이러면 안 될 것 같아서 꾹 참고 선생님 곁에 다시 왔어요. 만약 선생님이 안 계셨다면 저는 망가졌을 거예요ㅎㅎ
선생님처럼 좋으신 분을 본 적이 없는데 아마 저에게는 선생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예요. 선생님께 많은 조언을 얻고 힘을 얻어서 다시 힘을 내볼까 해요. 선생님도 아프지 마시고 꼭 건강만 하세요! 선생님께 좋은 일과 힘이 나는 일이 생기길 응원하겠습니다. 
삶이 무뎌지고 무료한 제가 선생님을 만나서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위로를 해주셔서 감사했고 영광이었습니다. 저의 학교 생활에 별처럼 빛나는 선생님을 만나서 행복했어요. 지금도 울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지내고 있어요.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아직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시는 태어나고 싶지 않지만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면 꼭 다시 태어나볼게요. 정말 사랑합니다. 

-학생의 편지에서



우리 OO이 편지 정말 잘 읽었어. 얼마나 마음 쓰며 썼을지가 눈에 훤히 보여 더 마음이 저릿하더라 우리 이 OO이가 나를 그렇게 생각해 줘서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르겠어 읽으면서 괜히 눈물도 나고 OO이랑 함께 교실에 있을 시간이 줄어든다는 생각에 슬프기도 하고 그랬네. 항상 교실 분위기 살려주고 열심히 참여해 주고 노력해 줘서 정말 고마워 친구들이랑도 참 잘 지내는 모습 보니 대학 가서도 잘할 수 있을 거야. 
우리 OO 이는 언제 어디서든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니까 말이야. 선생님도 온마음 다해 고맙고 사랑하고 그래. 기회가 많이 없어서 OO이랑 오래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었는데 곧 만들어보자! 
편지 써줘서 정말 고마워 OO이 덕분에 오늘 하루가 풍성한 하루가 되었어� 


편지를 보자마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만큼 놀라기도 했고 한편으로 슬프기도 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더 힘들었구나 싶어서. 그리고 내가 해준 것이 없음에도 진심으로 나를 존경해 줘서 고맙다고. 이 고마움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그럼에도 나 참 잘 살았구나. 나 참 잘했구나. 스스로를 다독여주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오늘 하루는 왠지 심장이 요동치듯 복합적인 감정을 안고 잠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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