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나 역시 올해 초만 해도 하늘을 날 듯 행복한 날들의 연속이었는데, 어느 순간 땅에 고꾸라지듯 우울한 날들의 연속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꾸준히는 아니지만 글을 썼다.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는 글을 아무 말이나 막 썼다. 문법이 틀리고, 맞춤법에 어긋나면 어떠랴.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표현해 낸다는 것. 이 행위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나는 내 감정을 표출한다는 것이 참 어려웠다. 말보다 글이 더 어려웠다. 글을 쓴 지 100일째가 되니 한결 수월해졌다.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낯설었던 것이다. 내 느낌에 다양한 말을 붙이니 많은 어휘력도 덩달아 쌓였다. 타인의 감정을 잘 수용하고 이해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감정을 잘 돌볼 수 있게 된 것.
그럼에도 계속 쓴다. 그리고 계속 읽는다. 아니- 그렇게 할 것이다. 나를 잘 돌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