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야 Jan 22. 2024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요?

오랫동안 나를 부정했고 더 다그치기 바빴다. 지금 눈앞에 놓인 성취의 짜릿함을 즐겼다. 타인의 인정을 무조건적으로 갈구했다. 일이 주는 짜릿함을 만끽하고 혼자가 되는 순간 공허함과 허무함이 나를 덮쳤다. 휴식조차 일로 느끼도록 더욱 나를 옥죄었다. 상경한 지 약 8년 차, 지금까지도 나는 나를 잘 모른다.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싫어하는지, 무얼 하고 싶은지, 무얼 하기 싫어하는지 등등 나에게 '행복'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선물 같은 사람이 생겼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무의식에 내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내 모습을 보며 놀라기도 한다. 내가 이 행복을 다 감당할 자격이 있는지, 다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있는 사람인지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우연히 찾아온 행복에 금세 사라지지 않을지, 언제 이 행복을 다 가져가버릴지 한편으론 두려워하며 이 행복을 충분히 만끽한다.


평소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다. 인간관계에 한없이 지치기도 하고, 무탈한 관계에 평온함을 느끼기도 하고, 벅차오를 정도로 행복함을 느끼기도 한다.


행복(幸福) : 복이 좋은 운수,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행복의 정의는 이렇다. 생활에서의 충분한 만족과 기쁨. 오랫동안 들여다보지도, 들여다볼 용기도 없었다. 나는 행복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 부정해 왔을지도 모르겠다. 왜 무엇 때문에 스스로를 옥죄었을까.. 라며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행복이 별게 있을까? 산뜻한 공기를 마시며 정처 없이 걷기도 하고, 서로의 취향을 파악하며 좋아하는 음식점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상대방의 눈동자에 비친 활짝 웃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행복한 하루를 보낸다.


저,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요?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요? 행복에 자격이 있을까요?  




작가의 이전글 여전(如前)하게 살아서는 안됨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