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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걱정 많은 아저씨 May 23. 2024

ESG라는 이름의 '제주'

ESG라는 이름의 제주     

 ESG는 기업을 평가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재무적 성취를 넘어 Governance(G, 지배구조)라는 이름으로 경영진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철학과 그 실천. Social(S, 사회)이라는 이름으로 직원과 협력사 및 소비자까지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기업활동. 그리고 Environment(E, 환경)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의 토대가 되는 지역과 활용되는 모든 자연적 요소를 위한 지속가능성. 이 세 가지 핵심 요소들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개념이며, 경영평가의 ‘직접 이해당사자’로서 ‘환경’을 격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ESG는 기업을 넘어 정부와 교육기관 등, 사회 구성단위 전반의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이 ‘환경’이라는 것이 참으로 얄궂다.

 나는 조리강의를 하는데 위생적인 조리와 청소를 위해서 종이타월과 물을 참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종이와 물을 아낀다고 위생을 배제할 순 없으니, 고민끝에 수십 장의 행주를 미리 준비해 종이와 물 절약을 위해 애썼다. 꽤 품이 드는 일이지만 나름의 효과가 있어 만족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플라스틱 섬유’를 ‘세탁’하는 것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의 주원인이었다.

 학생들은 4장, 나는 수십 장의 행주를 준비해 사용한 후 손빨래했고, 집에 가져가 본 세탁 후에 잘 말려서 곱게 접어온 행주. 덕분에 종이와 물의 낭비는 줄였지만, 대신 미세플라스틱을 대량으로 뿜어댄 것이다. 환경을 위한 노력이 또 다른 오염을 낳는 이 허탈함이여.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그 시작부터 달라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기업, 정부, 기관들이 ESG를 적용하려는 노력지속함은 물론이되, 앞으로 시작될 모든 공공과 민간의 프로젝트들은 ESG라고 하는 핵심 가치들을 그 출발부터 균형있게 정의하고, 기획-적용 되어야 한다.

 환경을 개조하고 소비하는 것이 아닌, 지역과 자원이 지속 가능하도록 보존하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유지되는 하에서 일하고 즐기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그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지역민과 경영진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상생의 철학’이 바탕이 된 ‘지배구조’를 그 시작부터 확고히 해야한다.      

 너무 추상적인가? 그럼 ESG 구현의 구체적인 예로 ‘제주의 도심항공교통(UAM)정책’을 언급하고 싶다. 우리는 ‘내연기관’을 개선한 ‘전기차’를 도입해 탄소배출을 줄여 나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도로’라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기초로 한다. 탄소배출은 줄이더라도, 거대한 ‘산림개발’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하늘 위의 UAM은 이런 도로-토목공사를 최소화하면서 ‘고효율-저탄소 대중교통’을 가능케 할 것이다. 더불어, ‘UAM이 하늘을 날 때, 그 안에서 내려다보는 제주의 풍광은 어떨까?’ 빨리 탑승해보고픈 기대까지 든다.     

 그럼, 이제 묻고 싶다. 제주의 ‘핵심 산업’이라 할 수 있는 ‘관광’분야에서도 UAM과 같이 그 태생부터 기술과 환경의 조화를 통해 ‘지속가능함’이 고려되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혜택을 고르게 누리며 열광할 수 있는 ‘상징’적인 프로젝트가 있는가?     

 이제 제주관광에서도 그 시초부터 자연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일하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 서로가 상생하며, 이러한 조화를 최우선목표운영되는 제주 관광의 ‘구체적인 상징’이 필요하다.     

 ‘친환경, 지속가능성, 지역 상생’이란 말들이 모호하게 되풀이되며 수십 년이 흘렀고, ESG라는 개념이 대두된 지도 벌써 몇 해가 지났건만, 아직도 그 실체는 묘연하다. 하지만 관광이 발달하면서도 ‘자연이 중심인 제주’는 ‘ESG관광’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하고 실현 시킬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가지고 있다. ‘제주’라는 이름이 ‘ESG관광’을 실현시킨 ‘상징’이 될 수 있기를. 이를 위한 적극적인 도전이 하루빨리 시작되기를 바란다.




본 글은 '제주일보 24.05.22. 시론'으로 편집되기 전의 원문 입니다. ^^


https://www.jejuilbo.net/news/articleView.html?idxno=227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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