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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Jul 30. 2024

일상 - 장어구이와 메밀 막국수

2024년 중복 즈음에

후배 나연이 덕분에 누린 호사


요즘 자주 연락하는 후배 나연이와는 띠동갑이다. 7월 28일 주일에 우리 부부가 다니는 성당에서 만나 같이 미사를 드렸다. 남편이 성인복사하는 모습을 보고 나연은 형부가 멋지다고 했다. 지인들이 나연이와 내가 닮았다고 한다. 나연은 현재 냉담 중이지만 주님의 품에 돌아올 것을 믿는다. 나연이와 점심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내부 수리를 마치고 새로 개관한 시립정보 도서관도 들렸다. 전에 우리 둘은 이 도서관에서 만났다. 2004년 개관됐을 때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설되었다. 배움에 목말랐는데 도서관 프로그램들은 가뭄에 단비 같았다. 5분 거리에 도서관이 개관되자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다양한 활동을 다. 그중에 도서관 사서와 함께 한 책어울 독서 프로그램은 같은 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 보는 게 좋았다. 사고의 확장도 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알 수 있어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연이도 책 읽기의 다른 동아리 모임 글산책했다. 어쩌다 책을 읽고 같이 나눔을 하게 되었을 때 나연이의 순수하고 맑은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그 뒤에 같이 동아리 홈페이지 관리를 맡아서 했었고, 나연이는 사서의 부탁으로 도서관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함께 논술교사를 하면서  잘 알게 되었다. 그러던 나연이가 한동안 연락이 없어 아쉬웠는데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나연이는 어렵다는 ** 생명 보험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자신을 가꾸고 자신감 있게 일을 시작한 나연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런 나연이가 중복과 내 생일을 맞아 보양식인 고창 풍천 장어세트를 보내왔다. 예상치 못한 선물이었다. 더운 날씨에 맛있게 먹고 기운 내라는 뜻인가 보다. 장어 종류에는 민물장어, 갯장어 등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장어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 주고 상한 기를 보해 주며 류머티즘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따뜻한 성질이 있고 단맛을 내며 감과 신장의 기능을 왕성하게 한다. 스테미너 강화와 피부미용에는 물론이고 혈관 건강과 콜레스테롤 축적을 방지해 준다고 하니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는 듯하다. 또 오메가 3 지방산은 몸의 혈압을 낮추고 혈액 순환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래서 약해진 체력보강에 병문안 음식으로 인기가 많기도 하다. 그런데 칼로리가 높아 한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지 않도록 하며 참고로 알레르기 반응도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장어는 흰 살 어류로서 맛이 좋지만 생선회로는 조리해 먹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장어의 피에는 '이크티오톡신'이라는 독소가 있는데 이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열을 가하면 독성이 없어져 구이나 국 등으로 조리해 먹으면 좋다. 7월~10월까지나 제철이며 특히 초가을에 가장 맛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보양식 풍천 장어구이

장어는 먹고 싶어도 워낙에 가격이 비싸서 사 먹게는 안된다. 어쩌다가 연말 모임에서 특식으로 먹게 되는 메뉴이기도 하다. 나연이 보내온 장어를 남편과 오붓하게 먹으려고 저녁으로 시간을 잡았다. 장어는 네 마리로 간장 양념과 고추장 양념 두 가지가 들어 있었다. 그래서 토요일 점심을 먹고 저녁에 먹으려고 고추장 양념을 발라 놓고 날씨도 덥고 해서 남편이랑 수영을 다녀왔다. 에어플라이어에 구울까 하다가 인터넷을 찾아보니 대부분 프라이팬에 구워 먹는 게 맛있다고 했다. 굽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다. 얼른 먹고 싶은 생각에 급하게 구웠나 보다. 시간을 두고 노릇노릇 구워야 하는데 너무 불이 셌나 보다. 남편이 얼른 뒤집긴 했지만 살짝 타긴 했다. 같이 담겨온 채 썬 생강 봉지를 뜯어 작은 접시에 놓았다. 좀 더 차분하게 준비했더라면 식탁이 풍성했을 텐데 있는 것만 놓다 보니 좀 빈약했다. 상추와 양념장, 쌈장 그리고 상추와 반찬 깻잎을 놓았다. 청양고추, 양배추 초절임도 같이 놓았다. 후배 나연이 덕분에 집에서 보양식의 호사를 누려본다. 상추에 싸서 입에 넣었더니 생강의 알싸한 맛과 장어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와인도 좋지만 오늘은 시원한 맥주로 대신했다. 남편은 집에 있던 소주를 따라 마셨다.



남편과 메밀 막국수를 먹고 커피숍으로


중복을 전후로 무척이나 날씨가 무더웠다. 게다가 지루한 장마까지 겹치면서 습도까지 높으니 아주 힘들다.  

모처럼 금요일 낮에 시간이 생긴 남편이 드라이브를 하고 점심을 먹자고 했다. 그래서 간 곳이 남일면 고은 두산로에 위치한 <봉학 메밀막국수> 집이다. 전부터 '이곳에 사람들이 많이 간다며 맛집인가 보다'라고 해서 오게 되었다. 옛 고은 삼거리에서 상대리 방면으로 직진하면 왼쪽 건물 위쪽에 봉학 막국수 글씨가 새겨져 있어 찾기도 쉽다. 세어 보진 않았지만 주차장에는 대충 20여 대의 주차가 가능한 것 같다. 이날 11시 30분쯤 도착했는데 차들이 제법 많았다. 일찍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는 동안 공군사관학교 군인 여덟 명이 자리에 앉고 다른 사람들도 자리를 채워 이미 자리는 만석이 되어갔다.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 그리고 만두를 주문했다. 수저와 함께 주전자의 뜨거운 육수와 무 초절임, 백김치가 함께 세팅이 되었다. 일단 무초절임을 먹고 보니 아삭하니 맛이 깔끔했다. 육수도 컵에 따라 마시니 따근 하고 맛도 구수하고 좋아 일단 합격점을 주었다. 추가 반찬은 셀프라서 국밥에 먹는 콩나물과 배추김치도 가져왔다, 역시 사람들이 모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면서 본메뉴가 나오길 기다렸다.

맛집 봉학 메밀 막국수

잠시 후에 새싹과 김가루, 깨소금이 뿌려진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가 나오고 만두까지 나왔다. 보기에 여러 빛깔의 새싹이 있어서 그런지 풍성하게 보였고 맛도 좋아 보였다. 남편은 비빔과 물을 안 가려 먹지만 나는 냉면이나 막국수는 거의 비빔으로만 먹는다. 일단 인증숏을 찍고 비비기 시작했다. 남편은 나에게 물막국수를 작은 그릇에 담아 맛보라고 주었다. 나도 비빔을 작은 그릇에 담아 주었다. 역시 난 비빔이 좋다. 막국수는 냉면처럼 면이 쫄깃하지는 않다. 메밀에는 필수 아미노산 및 비타민이 풍부하여 비만을 예방하고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더구나 루틴을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과 고혈압에 효과적이며,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있어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시키고 해독작용이 있다고 하니 여름철에 먹어주면 좋을 것이다. 주로 먹는 메밀요리는 메밀묵, 막국수, 전병, 전, 막걸리 등이 있다. 그래도 누구나 좋아하는 건 막국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새싹과 김, 참깨가 듬뿍 들어간 메밀 막구수는 신선함과 고소함 때문이다. 그런데 남편은 오히려 새싹으로 인해 메밀의 맛을 잘 느낄 수 없다고 안 넣었으면 한다. 그러면 무초절임을 얹어서 먹어도 좋을 듯하다. 만두는 제법 크기가 큰 게 6개 나오니 양은 충분했다. 네 명 정도 오면 수육을 시켜서 막국수와 같이 먹으면 훨씬 더 맛이 좋을 것 같다. 어쨌든 맛있게 먹고 그곳을 나왔다.

카페 공간

남편에게 집으로 가는 길에 공간 커피숍에 가자고 제안했다. 막국수를 먹긴 했지만 남편과 분위기 있는 커피숍에도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에 아파트 반모임에서 왔을 때 나중에 남편과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도착해서 커피숍과 정원을 바라봐도 정말 멋지다. 큰 소나무를 잘 정리해 놓은 것부터 다양한 빵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니 든든하고 기분까지 좋아진다. 부드러운 커피라테와 시원한 빙수를 시키고 소금빵을 하나 더 주문했다. 커피잔에 그려진 하트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2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고 사진도 찍었다. 남편도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커피와 빙수를 먹고 나서 수국을 보러 밖으로 나갔다. 더운 열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정원으로 나가 꽃이 피어 있는 곳으로 돌았다. 어떤 부부가 사진을 찍으며 연신 땀을 흘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서로를 아끼는 사랑하는 사이인가 보다. 저렇게 더운데도 다니며 사진을 담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7월 말이라 만발했던 수국이 거의 끝무렵이라서 아주 소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봐줄 만했다. 다시 커피숍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다 화장실을 다녀와 밖으로 나왔다. 남편과 맛난 점심도 먹고 분위기 있는 커피숍에도 다녀오니 기분이 좋다. 이런 사소함에도 사랑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니 다행이다.

앞으로도 함께 할 공간과 시간을 만들며 생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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