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저서 '글쓰기로 한 달에 100만 원 벌기' 책에는 이런저런 다양하게 글쓰기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들이 나와있다. 그 방법은 거의 다 내가 실제로 활용해서 돈을 벌었던 방법이다. 사실은 처음부터 신춘문예에 등단하거나 하는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는 이상 글쓰기 수익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 아, 물론 아닌 사람도 많겠지만 말이다. 누군가에게 100만 원은 작은 돈이지만 글쓰기로 만원, 이만 원 오만 원 십만 원 이렇게 받은 돈을 하나씩 쌓아서 매달 100만 원을 만드는 일은 처음에 정말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혼자서 숲길을 헤쳐나가는 일이랄까.
나는 그랬다. 그래서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잘 못하고 사실 많이 해보지도 않아도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특히 SNS의 경우 원래는 하지도 않았고 지지리도 못하는데 그럼에도 시도를 해보았다. 주력하는 SNS는 없지만 인스타그램도, 블로그도, 브런치스토리도, 심지어 유튜브도 모두 내게 돈을 벌어다 준 플랫폼이었다. 특히 블로그의 경우 글이 10개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공모전 심사나 이것저것 굵직한 글쓰기 강의 문의가 들어왔었다. 인스타그램은 그중 제일 수익화가 되지 않는 SNS였지만 그래도 내가 이용하기가 편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지인이나 글쓰기 관련 활동하는 분들이 인스타그램을 즐겨하니 나 역시 그곳에 제일 열심히 뭔가를 올렸다. 강의 후기, 바다 사진 같은 것들을. 브런치스토리는 글을 많이 올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글과 관련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내게 연락이 가장 많이 오는 플랫폼이다.
글쓰기로 한 달에 100만 원 벌기가 목표였을 때에는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다양한 곳에서 수익이 조금씩이라도 들어오는 게 좋았다. 물론 지금도 좋다. 그런데 새해 다이어리를 쓰면서 우선순위를 바꾸고 있는 지금,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는 일이 내가 좋아하는 일인 것을 깨달았고 내년에는 조금 더 성실하게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물론 가장 강의 문의도 많이 들어오니 안 할 필요가 없는 플랫폼이었다. (여태는 왜 잘 안 했을까..)
그런데 오늘 교회를 갔다가 집에 와서 잠시 졸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몸은 하나이다. 나는 이제 성실하게 브런치스토리를 쓸 것이다. 그럼 무언가를 줄여야 한다. 그때 인스타그램이 떠올랐다.
“과연, 누가 내 피드를 기다리고 있을까?”
그 생각이 들자 곧이어 질문 두 가지가 떠올랐다. 내가 피드를 계속해서 쓰는 게 내게 즐거움을 주는가? 그게 아니라면 경제적인 이득을 주는가?
이도 저도 아니었다. 하루 중 일정 시간 인스타그램피드를 열어서 열심히 올리고 열심히 다른 이들의 사진을 보았다. 브런치스토리를 하는 게 훨씬 내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여기서 올라오는 글을 읽는 게 훨씬 더 즐거운데. 뭔가 다들 하니까, 나 역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글쓰기로 100만 원 벌기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글을 통해 돈을 버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책을 읽고 수익화에 성공하는 사람 중 누군가는 블로그로 성공할 것이고 누군가는 인스타그램으로 누군가는 유튜브로 성공할 것이다. 아마도 무언가를 홍보하는 입장이라면 나는 여전히 블로그의 힘이 세다고 생각하지만 모두에게 그게 맞다고 해서 내가 그 길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모두가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고 해서 내가 인스타그램을 할 필요는 없었다.
이렇게 말을 하고도 꼭 올려야 하는 홍보 글은 올리겠지만 그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기로 했다.
마지막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보니 5일 전이다. 누가 보기에는 자주 올리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내게는 '정신적으로 자주'였다. 그 에너지를 모아서 올해는 브런치스토리를 올려봐야겠다. 브런치스토리는 사용자가 적고 폐쇄적이고 수익화가 어려운 플랫폼으로 다들 알고 있지만 내게는 가장 큰 수익화를 가져다준 플랫폼이다. 또한 나 자신을 오히려 가장 솔직하게, 뚝딱거리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니까.
그리고 분명히 이곳에는 내 글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한 명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처음 내가 작가가 아니고 연년생을 키우는 엄마였을 때부터 구독을 했던 누군가. 혹은 최근에 구독한 누군가가 글을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그들을 위해 이제 열심히 쓸 것이라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