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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ulturing me Aug 22. 2021

빈 깡통 같은 말

울림 없는 우스운 사랑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옆 테이블에서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랑이 앙칼진 것인가?  목소리와 콘텐츠의 미스매치 때문인지 내 관심을 끌고 사고를 자극했다.


여자는 화가 난 것이다.  사랑을 줬으니 사랑을 내놓든지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여 달라는 것이다. 너무나 어려운 요구를 했던 전과(?)가 내게도 있었기에 피식 웃음이 났다.


"사랑"은 영혼을 살리는 만병통치약이기도 하지만 가짜도 많아서 빈 깡통처럼 쨍그랑 거리며 허공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더 많다. 좋아하는 것은 일방적으로 할 수 있지만 사랑은 인격적 존중에서부터 작은 즐거움을 공유하는 정신적 상태이다. 그래서 사랑은 가장 따뜻하고 바람직한 인간관계라고 한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정도의 성숙한 사랑은 유아기 때부터 정서적 돌봄을 받아 왔거나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부터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반복되었을 때 가능하다. 사랑도 가랑비처럼 지속적으로 받아야 자기 것이 되기 때문이다. 먹어본 적 없는 음식을 상상은 할 수 있어도 그 맛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것과 같이 사랑은 머리로 배울 수 있는게 아니까.  오히려 사랑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는 착각은 마음을 더 다치게 할 수 있다.  가짜 사랑만큼 허무함을 선사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구실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요구하지 않는 것이 진짜 사랑의 출발점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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