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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 Oct 09. 2019

여행의 권태기

21 DAYS

여행의 권태기


파리의 연인이 아닌 프라하의 연인으로 알려진 체코에 도착했다. 프라하 하면 세련된 느낌이 강했는데 실제로 도착하니 그런 느낌은 없었다. 기존 유럽 도시를 돌아다닐 때는 깔끔하고 젠틀한 느낌을 받았는데 체코에서는 뭔가 빈티지 한 느낌이 강했다. 필자가 본 현지인은 머리가 헝클어지고 화장이 진하기도 했으며 낡은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래서 이런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임을 밝힌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체코에서의 첫날은 느낌이 썩 좋지 않았다. 상상해왔던 모습과는 많이 달랐고 프라하의 밤 또한 기존의 런던과 파리의 화려한 야경에 미치지 못했다.



간략하게 일정을 정리하자면 코루나로 환전하기 위해 바출라프 광장을 갔다가 근처에 하벨 시장이 있어 문 닫기 10분 전에 도착하여 기념품을 둘러보았다. 그러고 나서 구시가 광장으로 가는 길에 화약 탑에서 사진을 찍고 광장에 가서 시청사를 본 후 카를교로 일정을 마무리했었다. 바출라프 광장은 넓은 대로에 가까운데 지도를 보지 않았으면 광장인지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근처에 쇼핑할 거리가 많았고 굴뚝 빵을 파는 곳도 많았다. 도착하자마자 오리지널 굴뚝 빵을 사서 한입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빵 안 식감은 쫄깃하고 시나몬 가루도 달달하니 내 입맛에 딱 맞았다. 그렇게 먹다 보니 하벨 시장에 도착했는데 식료품과 유럽풍의 소품과 인형이 많이 보였다. 코젤 맥주가 유명한 만큼 나무로 만든 맥주잔에 눈길이 갔는데 값이 비싸 구경만 하고 나왔다. 유명한 제품으로는 마뉴팍투라 맥주 샴푸가 있다. 집에도 이 제품이 있어서 굳이 구매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유일하게 베체로브카 술만 구매했다. 베체로브카 술은 근처 가게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350ml로 가져가기 좋은 사이즈로 담겨있다. 온천수에 약초를 발효시켜 만든 프라하의 전통술로 유명하고 소화에 좋다기에 요리를 하는 오빠에게 다양한 술을 선물해주고 싶어 구매를 하였다.



그렇게 쇼핑을 마치고 화약 탑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화약 탑인지 모르고 지나칠 뻔했는데 조원들이 알려주어 놓치지 않고 화약 탑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화약 탑을 가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지나치지 않고 잘 찾아가기를 바란다.) 17세기 초 연금술사들의 화약창고 겸 연구실로 쓰이면서 화약 탑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화약 탑에서 증빙사진을 찍고 구시가 광장으로 이동했는데 개인적으로 필자는 이곳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주요 관광지가 광장에 다 몰려있기도 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유럽 느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유럽의 건축 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의 양식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아르누보 양식 등의 건물들이 있으니 유럽을 떠오를 때 건물을 먼저 보고 싶은 분이라면 프라하의 구시가지 광장을 적극 추천한다. 또한 이벤트와 행사도 많이 열린다. 필자가 광장에 갔을 때는 비눗방울로 공연을 하기도 하고 인형 탈을 쓴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마술공연도 했는데 필자는 지쳐서 벤츠에 앉고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 유명한 프라하의 야경 또한 해당 광장에서 5분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볼 수 있다.) 구경을 하고 나서 여행사에서 보상으로 제공해주는 한식을 먹으러 갔다. 된장찌개와 제육볶음이 나왔고 오랜만에 먹는 한식이라 반가웠다. 그러나 어머니가 해주는 된장찌개만은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외국에 살면 얼마나 한식이 그리울까 하는 공감을 하면서 지금 주어진 식사에 만족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조원들과 카를교 야경을 보러 갔는데 위에 언급했듯 그리 감흥이 없었다. 여행에 권태기가 온 것인지 아니면 마음이 지친 건지 오늘따라 유난히 즐겁지 않은 여행이었다.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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