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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갱 May 05. 2022

미국식/영국식 영어만이 답일까?

Non-native의 영어는 Bad English인건가?

Native English speaker들의 영어가 Good English이고, Non-native English speaker들의 영어는 Bad English이기 때문에, (나와 같은) Non-native English speaker는 미국인이나 영국인처럼 말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논리에 반박하는 흥미로운 글을 읽었다. 


Why Nonnative English Speakers Actually Speak The Best English : Goats and Soda : NPR



위 글을 살짝 요약해 보자면...

Non-native English Speaker들끼리 영어로 순조롭게 대화를 하고 있다가도 미국인 혹은 영국인이 끼기 시작하면 대화가 어려워진다. 왜냐하면 Native English speaker들은 더 생소한 단어와 관용어구를 사용하고 굉장히 빠르게 말하기 때문. 그들이 '영어' 그 자체는 더 잘할지 몰라도 '의사소통'이라는 대화의 목적 자체는 흐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Non-native English speaker들은 English speaking country에서 토플과 같은 English proficiency test를 쳐서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해야만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데, 이런 시험들은 이 사람이 영어로 얼마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moreover' 같은 연결어를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 영국식 영어 단어와 미국식 영어 단어의 스펠링을 정확하게 구분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 객관식 문제에 정확한 답을 골라낼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 


설령 토플에서 좋은 점수를 얻어 일자리를 얻게 되었다 하더라도, Non-native speaker들은 Native speaker들처럼 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그들의 영어를 'correct'하고 그들의 악센트를 'get rid of'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음이나 억양 때문에 비웃음을 당하게 된다. 


필자는 Native English speaker와 Non-native English speaker 사이에서 의사소통을 명확하게 하려면 Native English speaker들의 세심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이야기한다. 생소한 단어가 아닌 일반적인 단어로 문장을 구성하고 어려운 관용어구는 사용을 피한다. Non-native English speaker들이 헷갈리기 쉬운 단어는 신경 써서 명확히 발음해야 한다. 


더 나아가 필자는 무엇보다 Native의 English는 Good English이고 Non-native의 English는 Bad English라는 인식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은 Non-native English speaker들의 'Bad English'가 'universally understandable to more people'하다는 점을 들면서 말이다. 


사실 이 글은 지난주 영어 회화 스터디 주제였는데, 황금 같은 주말 두 시간을 '미국식 영어' 혹은 '영국식 영어'를 좀 더 잘하기 위해 할애한 사람들끼리 이 글을 읽으니 기분이 참 묘했다...


외국인들과 영어로 의사소통한 경험을 떠올려보면, 실제로 Non-native speaker들끼리 소통할 때가 훨씬 이해가 쉬웠다. 특히, 회사에서 해외 파트너들과 협상할 일들이 있었는데, 상대가 미국인이면 대화를 따라가기가 버거웠다.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고 말도 빠른 데다가 몇몇은 (원래 본인들의 말투이겠지만) 웅얼거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Non-native English speaker들과의 협상은 모든 것들이 더 클리어했다. 양쪽이 다 천천히 말했고 어려운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상한 관용어구도 전혀 없었다. 만약 언어의 목적이 의사소통이라면, Non-native English speaker들의 영어가 더 가치가 높은 것이 아닐까? 


억양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리가 미국식 혹은 영국식 악센트를 더 선호하는 이유는 거기에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를 교육받았기 때문에 미국식 영어 발음과 영국식 영어 발음이 더 알아듣기 쉽다.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어느 순간, 이 익숙함이 선호로, 더 나아가서는 우월함으로 바뀌게 된다. 인도식 영어 발음과 싱글리시(싱가포르인들의 영어)를 '후지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사투리와도 비슷한 것 같다. 의사소통만 되면 부산말이든 서울말이든 뭐든 써도 되는데, 서울 표준어가 좀 더 '고급스럽고 프로페셔널해 보인다'는 이유로 지방에서 상경한 사람들은 사투리를 고친다. 생각해보면 대구 말이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나조차도 회사에서는 대구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


여러 가지 연구에 의하면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생각의 방식과 구조가 달라진다고 한다. 다시 말해, 언어의 개수만큼 다양한 사고방식이 존재한다는 것. 따라서 평생 한국어를 사용하던 한국인이 구사하는 영어에는 한국인의 사고방식이 묻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의 영어는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 Bad English가 아닌 Different English인 것이다. 


아마도 Non-native English speaker의 수가 Native English speaker의 수를 압도하는 순간이 (매우 조만간) 올 텐데, 그때도 미국식 혹은 영국식 영어를 스탠다드라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를 minority라고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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