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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초이 Dec 10. 2021

나는 해외사업 전문가 ep.2

에콰도르에 가다_나는 남미에 처음 가봤다

2011년 3월 11일. 미국 애틀란타로 향하는 대한항공 비행기를 탔다. 꼬박 14시간. 또 6시간 대기. 그리고 에콰도르 키토로 향하는 비행. 인천공항부터 키토 공항까지 서른 몇 시간을 걸려서 갔다.


낡은 공항, 익숙하지 않은 냄새. 엄청 나게 낯선 기운. 밤이라 그런지 더더욱 우울해 보였다. 김이 샜다. 유럽에 도착했을 때처럼 설렘과 새로움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일이고 어찌됐든 적응하고 지내야 했다.


준비된 차를 타고 도시로 진입하니 가장 나를 놀라게 했던 건 굉장히 안 좋은 공기였다. 자동차들이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탓인지 매연이 온통 도로를 감쌌다. 2차로 절망했다. 여기서 어떻게 지내지 그 생각부터 들기 시작했다. 


도착해서 정식 사업 계약을 맺기까지 정확히 6개월이 걸렸다. 나는 5개월 체류 후 한국에 들어와서 1달을 근무하고 9월에 에콰도르로 재 출국 했다. 완전 한국에 돌아온 건 2012년 6월 중순이었다. 꼬박 1년 3개월을 체류하며 내가 경험했던 것, 실수하고 실패했던 것, 배우고 성장한 것을 담백하게 어딘가에 써놓고 싶었지만 자랑스러운 일보다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일들이 더 많아서 10년이란 시간 동안 글자로 적을 수가 없었다. 


내가 용기를 낸 건 미래를 내다보고 성장하기 위해서 나의 과거의 경험을 반드시 복기하고 오류를 수정해야 한다는 나 스스로의 판단이 갑자기 생겼기 때문이다. 거창한 목적은 아니다. 누구를 가르치려 드는것도 아니고 나에 대해 자랑하려는 것도 아닌 그냥 사실에 기반한 경험을 누군가가 읽어줬으면 하는 생각에서이다.


다시 내가 키토에 처음 도착한 그날의 감정으로 돌아가 보면 걱정했던 만큼 크게 어려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적어도 처음 몇개월 동안은. 우리는 사업 계약 전이었기 때문에 크게 압박을 받지 않았고 재밌고 즐겁게 새로운 장소를 탐험하며 일하고 지냈다. 꽤 괜찮은 수준의 숙소와 사무실이 있었고 매끼 음식은 너무 맛있었으며 5시에 퇴근해서 운동을 하거나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고 정식 사업 계약을 한 뒤로 나는 또 바뀐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해야 했다. 허니문이 끝나고 나는 본격적으로 일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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