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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 May 28. 2021

성공과 실패 사이의 수많은 노력들...

feat. 1점만 올려볼까요


지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코로나 시대2년 차가 되니 위기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다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 같아요. 그래서 올해는 설레면서도 작년을 만회하고자 약간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2 0 2 1 이라는 숫자가 익숙해지고, 한 살 더 먹은 내 나이에도 익숙해지다 보니 어느덧 5월,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슬슬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그런데 이 목표라는 것은 수한 과물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표 향해 가는 과정을 어떻게 점검하고 평가하느냐매우 중요합니다.


과거 학교 시험에서 몇 날 며칠의 노력들이 몇 점, 몇 등이라는 숫자 하나로 귀결 지어질 때 느꼈던 허무함처럼.. 보이는 것으로 가볍게 평가할 것이 아니라, 숨겨진 과정들을 인정해주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성공 or 실패로 나누지 말고, 점수를 매겨보세요.


우리는 어떤 목표를 세웠을 때, 그것에 대해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의 둘 중 하나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그 과정을 보지 않고, 최종 결과만 평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어떤 시험 준비를 위해 1년간 매일같이 8시간씩 공부를 했는데도 그 시험에서 떨어졌다면, 그 길었던 공부 시간들까지 모조리 실패라고 해야 하는 걸까요? 전부 의미 없는 시간이 되는 걸까요?


흑백논리로 세상을 나눠보기보다는 의미 있는 부분들로 세상을 이어 보세요.


목표 달성도를 <점수>로 매겨보면, 성취도를 부분적으로 측정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비록 원하던 목표치에 이르지는 못했을지라도 준비 과정에서 잘 작동하고 성과가 있었던 부분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고칠 점도 더욱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은 여러 작은 부분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성공과 실패 사이를 이어주는, 수많은 노력들을 인정해주세요.



A: 이번 발표는 완전히 망한 것 같아요.

B: 만약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정도 줄 수 있을까요?

A: 60점이요.

B: 어떤 부분에서 60점을 얻을 수 있었나요?

A: PPT는 잘 만들었던 것 같아요. 자료 조사를 꼼꼼하게 해서 작성한 내용은 좋았는데... 제가 발표할 때 뒷부분에서 계속 버벅대면서 제대로 끝맺지를 못 했어요.

B: 전부 망친 건 아니네요. 발표도 중간까지는 괜찮았는데 뒷부분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전체가 다 망쳐졌다고 느끼시는 것 같네요. 


A: 아이한테 다시는 화를 내지 않기로 마음먹었는데 실패했어요.

B: 어떤 일로 어떻게 화를 내셨는지 듣고 싶어요.

A: 아이가 계속 TV 보여 달라고 떼를 써서 3번까지는 참았는데 네 번째부터는 못 참겠어서 제발 좀 그만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어요. 그래도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금방 멈추긴 했어요.

B: 3번이나 참으셨네요. 그리고 소리 지르기도 금세 그만 하셨구요. 그것도 부분적인 성과예요.






혹시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았던 건 아닌지 점검해보세요.
그리고 강점을 바탕으로 전략을 세워요.


계획한 목표를 나의 부족함으로 실현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부적절한 목표여서 달성하기 어려웠던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목표는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양적으로 측정할 수 있고 실현 가능해야 한다고 합니다. '새해에는 부지런해지기'와 같은 목표는 구체적이지도 않고 측정할 기준 없이 모호하며, '한 달에 책 3권 읽기'와 같은 구체적인 목표라도 만약 바쁜 직장생활과 병행한다면 실제 여유 시간에 비해 실천하기 어려운 목표일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예전에 '해결중심 집단상담'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집단원들은 각자 1점 올리기를 목표로 전략을 세우는 과정을 함께 해보았습니다. 1점이라니... 겨우?? 싶은 생각이 들지만, 누군가 말하기를 1점씩 100번 올리면 100점이 된다고 해요!

큰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1점 목표를 세워서 꾸준히 성취해나가면, 유능감도 쌓이고 결국에는 큰 목표를 이뤄낼 수 있어요.


특히 집단상담에서 제가 하고 싶지만 잘 실천하기 어려웠던 전략을 시도하려고 계획하자, 리더께서는 <미 잘하고 있는 것을 강화하라>라고 조언을 주셨어요.

흔히 새로운 도전을 할 때에는 저처럼 자신이 잘하지 못것들을 정복하려고 마음먹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부족한 점을 채우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면 전체 목표를 실패하기가 쉬워요. 그보다 이미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에서 먼저 점수를 따서 요령과 여유가 생길수록 점점 더 어려운 상위 목표로 다가가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어느 날,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께서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양희은 님 목소리가 들렸어요. 마침 노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는데요..


가수들이 노래를 부를 때는 첫 소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시작에서 관중과 무대를 장악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만약 컨디션이 안 좋거나 첫 소절에서 삐끗하면, 그 무대는 아직 망친 것이 아니라 끝까지 따라잡으려 더 열심히 해나가야 한다고 해요.

왜냐하면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마지막 소절이기 때문입니다.

노래가 훌륭하게 끝맺음되는 것만큼 모두에게 흐뭇한 일이 또 없지요.


때로는 우리가 세우는 계획도 시작부터 삐걱거릴 때가 있습니다. 완벽주의 경향이 높은 사람일수록 사소한 어그러짐도 파국적 상상으로 연결 지어져, 이미 다 끝난 일이라고.. 이미 다 망했다고.. 생각하기가 쉬워요.


그렇지만 아니에요!

중간부터 따라잡아서 더 훌륭한 결과로 끝맺게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비록 기대만큼 해내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는 과정에서 분명 얻는 것이 있습니다. 끝까지 노력한 자신에 대한 자랑스러움, 끈기와 용기 같은 것들 말입니다.


성공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남은 한 해도 의미 있는 모험들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우리는 아직 봄,

어쩌면 이제 겨우 여름이니까요!!



*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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