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mall kite Aug 09. 2022

맞춰가며 살아간다는 것

책 리뷰 : 평범한 결혼생활 - 임경선

결혼.


불과  개월 전만 해도 내게는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결혼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지고, 어쩌다 이번 모임 책도 공교롭게 결혼 이야기다. 그래, 이번 기회에 결혼이 뭔지, 대체 어떤 사람이랑 결혼을 해야 하는 건지 기필코 알아내리라 다짐했지만, 작가는 말한다.


“적당한 때가 오면 부부가 무엇인지, 결혼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각 잡고 사색하지 않아도 그쪽에서 먼저 우리에게 어쩌다 한 번씩 알려줄 테니까. “


그렇다. 애초에  책으로 결혼에 대한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는  마음가짐부터가 잘못된 거다.


작가도 강조하듯  이야기는 누구를 가르치거나, 깨우치려는 이야기가 아니고,  남녀가 어떻게 사랑에 빠졌고, 결혼을 어떻게 결정했으며, 결혼 이후 어떻게 맞춰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주된 이야기가 작가의 사적인 영역에만 머물러 있는 느낌을 지울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결국 결혼, 모든 관계라는  궁극적으로 일대일일 수밖에 없고,  바깥에 있는 타인들은 절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결혼에 정답이란 없는 거야!’라고 작가가 밑밥을 깔아둔 느낌이지만 나는 어쩐지 작가가  말만은 하고 싶어하는  같았다.


“결혼 생활은 곧 안 맞는 사람과 맞춰가면서 살아가야 하는 일이라는 것.”


애초에  맞는 사람이랑 결혼하면 되지 않을까?’싶지만 ‘일심동체 어디까지나 다다를  없는 이상이며, 인간이란 서로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한 독립적인 존재들이다결국 ‘결혼은 복잡하게 행복하고, 복잡하게 불행하다.’는 작가의 말은 서로 안 맞는 부분들이 점차 맞춰질 때 안정감을 느껴 행복하지만, 그 틈이 좁혀지지 않을 때는 불안정을 느낄 수밖에 없어 불행하다는 의미 아닐까?


 틈이 더는 좁혀지지 않는다는  깨닫게 되더라도 결혼이  하고 싶어?’라고 내게 묻는다면, ‘ 그럼에도 하고 싶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불안은 공유하면 돈독해지기 마련이며, 불완전성이 긴밀하게 공유될  관계는  깊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존재 중에도 타협이 가능한 사람이 있고 안되는 사람이 있다.  맞는 지점이 생겼을 , 충분히 합의할  있고 조율이 가능한 유연한 사람, 그런 사람과 불안을 공유하고, 타협하며 더불어 살아간다면 어쩌면 결혼을 통해 인간이  완전한 존재로 거듭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럴 거면 혼자 사는  낫겠다.’라며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이 강을 건널 방법을 생각하는 동안 미친 사람은 이미 강을 건너가 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나도 인생에  번쯤은 미친 사람들끼리 강을 함께 무사히 건넜을 때의 쾌감을 경험해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그게 진짜 행복이야? 그게 진짜 의미있는 일이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