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으로 관계를 붙잡지 마세요

by Heniverse 심혜린


말 하나하나 글 하나하나가 영혼을 자극하던 사람이 있다. 이런 연결감은 굳이 물리적으로 묶어두지 않아도 멀리서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많은 사고의 제약 속에 살고 있다. 친구면 가까워야 한다, 부모자식간엔 항시 화목해야 한다, 남녀 사이는 잘되면 연인관계다 등등. 이런 명제들은 있는 그대로 가만히 냅두어도 충분히 울림있을 많은 관계들을 강박적인 루트 속으로 집어넣는다.


연락이 안되는데 내게 마음이 없는 걸까요, 이 친구가 하루 넘게 답장을 하는데 원래 이런가요, 부모님이 이해가 안가지만 어떻게든 효도관광은 시켜드려야죠 등등.


이런 생각으로 이미 그 관계를 사회적인 명제 속에 가두어버리고, 결말은 정해져있다. 대부분 잘되거나, 잘 안되거나. 우리는 사이가 좋은 OO이거나, 안좋은 OO거나.


나는 모든 것에 참 지독히도 결말을 보려고 했다. 모든 것을 공식화하고 답을 내리려는 태도. 애석하게도 뭐라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어떻게든 통제하려는 태도는 실제로 그 무엇도 성공으로 이끌지 못한다.


출발점이 사랑이나 기쁨이 아닌 불안인데 그걸로 어떤 해피엔딩을 만들 수 있을까?


있는 그대로 냅둬라. 무언갈 하려고 들지 말아라. 정말 울림이 있는 관계면 멀리서 지켜보아도 마음으로 상대를 응원해줄 수 있다. 그것은 진정한 영혼의 친구이며 세상에서 말하는 동갑내기 친구 이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친구이다.


서로의 인생에 영향을 미칠만큼 울림이 큰 존재이기에 붙어있으면 너무나 강렬한 것이다.


설령 그런 사람을 발견했다면 큰 기적으로 알고 감사한 마음을 조용히 간직해두어도 충분하다. 인생은 일일히 다 말하고 억지로 행하지 않아도 알아서 굴러가는 그런 기적이 있다.


울림이 큰 관계는 붙잡지 않아도, 멀리서도 충분히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