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도 본론도 없이 내가 행복한 순간들을 50가지 적어보았다. 그저 의식의 흐름의 따라 떠오르는 것들을 적었다. 적으면서 든 생각이 있다. 행복한 순간들을 써 내려가다 보니 나의 노력 없이 운이 따라줘야 되는 행복도 있고 누군가에 의해 느끼는 행복도 있었지만 많은 부분들은 내가 노력해야 얻어지는 행복들이었다. 심지어 자연을 느끼기 위해서는 관찰을 해야 하는 노력이 있었고, 수영을 하러 가야 하고,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옥수수를 찌고, 베이킹을 하고, 좋아하는 짤을 찾아보고 가족들과 있을 때도 행복을 느끼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느끼는 <사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50>의 순간들 중에는 공감되는 내용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을 것이다. 지극히 나만의 소확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 모두 행복을 느끼는 방법을 스스로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나도 이제 행복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그 말은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면서도 왜 행복하지 않은 걸까? 위에 있는 것들이 너무 사소해서 무시하지는 않았나."저 사소한 것들이 날 얼마나 행복해주겠어. 나는 더 큰 행복을 위해 사소한 행복 따위를 느낄 여유가 없어."라고 스스로 말한 것은 아닐까?
나와 함께 나의 <사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50>을 쭉 읽어 내려왔다면 (많은 부분이 공감됐으리라는 전제하에) 분명 미소를 띠고 있을 것이다. 읽으면서 상상이 되었고 상상만으로도 행복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듯 사소해보지만 결코 행복이 사소한 것은 아니다. 행복에는 숫자가 없다. 오롯이 내가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짜 행복인 것이다. 예전에 읽었던 <김이나의 작사법>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이 떠오른다.
<김이나의 작사법> 中
그렇게 '사소한 순간'이 행복으로 느껴질 때 나는 그 어떤 대단한 순간들보다 내가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살에 닿는 듯한 행복'은 살면서 그리 자주 오진 않지만, 이 또한 훈련하다 보면 좀 더 자주 느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김이나의 작사법>
그렇다. 순간이 사소한 것이지 참 행복은 그 순간이 대단하든 사소하든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 '행복의 찰나'는 훈련이 가능하다고 했다. 역시 행복에도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한 해는 행복을 위해 노력해 보고 싶다. 훈련을 통해 새로운 행복해지는 법도 발견해 보고 참 행복을 더 많은 행복을 느껴보는 2021년을 보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