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기간 꿈꿔온 일이 제대로 안풀릴 때
6년 전, 서른의 나는 바닥이었다
제가 2006년 스트리트댄스 롹킹 부문 세계 대회 1위를 했어요. 그런데 그 뒤에 더 큰 슬럼프를 겪었죠. 그때 위아래의 개념이 무너졌어요. 정상까지 올라가면 어느 순간 내려갈 일만 남더라고요. 그때 성공은 높이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많은 걸 넓이로 느껴요. 많은 사람과 연결되면서 제 경험도 그만큼 넓어지고 다양해졌거든요.
그렇죠. 성공의 개념이 넓이가 되면 1등 하겠다는 욕심이 없어져요. 예전엔 가장 유명한 안무가, 최고의 안무가가 목표였지만, 지금은 새로운 경험에 목이 말라요. 자꾸만 더 재밌는 일을 하고 싶어져요.
(생각에 잠기며)뭐랄까… 마이클 잭슨은 군중을 많이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한번 쓱 보고는 금세 자기한테 집중을 해요. 아무런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안에 강하게 내재한 에너지를 발산했는데, 그게 너무 크게 느껴졌어요. 그는 관객들을 자기 안에 빨아들이고 있었어요. 그게 뭔지는 나중에 알았어요.
(미소지으며)다, 친구 덕이에요. 동업하는 친구가 뼈있는 말을 해줬어요. "네 몸은 프로페셔널 댄서답지 않아. 책임감이 없어 보이니 살을 좀 빼." 체중을 줄이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니 삶에 군더더기가 없어요(웃음). 예전엔 ‘1등하고 싶어' 본능에만 충실했는데, 이젠 절제가 뭔지도 알게 됐죠. 이걸 하고 싶으면 다른 걸 포기해야 한다는 거. 그 원리를 알고 나니 삶이 계산도 되고 계획도 좀 세워져요.
네. 그때는 춤이 너무 재밌어서 힘든 줄 몰랐어요. 춤을 배우는 데 시간이 늘 모자랐어요. 남들은 밥 먹는 시간 빼고 춤췄다는데, 저는 밥을 먹다가도 췄어요. 화장실에서도 거리에서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도 춰서 사람들이 깜짝 놀라곤 했어요. 심지어 자면서도 각기춤을 췄대요(웃음). 그래서 부모님 설득해서 대학 안 가겠다는 허락도 받아낸 거고요.
잘해야지 하는 순간, 의미를 상실하는 무엇… 여유의 에너지 같아요.
하하하. 제 인생은 쪽팔림의 연속이었어요. 가수 오디션, 댄스 오디션(‘위대한 탄생2’, ‘댄싱9’)에 나가서 고배도 마셨어요. 그런데 그 쪽팔림이 다리가 돼서, 쪽팔림을 극복하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계속 춤추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