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 달이 넘는 텀을 건너 제가 다시 돌아왔어요!!!
제가 예산 관련으로 처음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게 10월 초였었는데 벌써 11월 하순에 접어들었네요.
중간에 잠시 글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던 이유는..... 제가 지금 대학원을 졸업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 준비에 박차를 가하느라 다른 곳에 눈 돌릴 여유가 먼지만큼도 없었어요.
컴퓨터 앞에서 매일매일 10시간 넘게 고혈을 짜내는 심정으로 타자를 쳐대다 보니 오히려 '얼른 끝내고 다시금 평온한 나의 일상을 찾자'라는 오기 아닌 오기가 샘솟더라고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그렇습니다. 저 이제 대학원 졸업을 위한 어지간한 것들은 무사히 잘 끝낸 것 같아요. 아하하하하!
혹여나 마지막까지 계속 붙들고 있다가 예산 관련 글을 올리기 민망한 상황이 되면 어째야 하나 고민 아닌 고민이 있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여러모로 마음이 놓이네요.
그럼, 지체하지 말고 오늘의 이야기로 넘어가 봅시다~!! 레쓰고!!!
지난번 글을 마무리하면서, 이번에는 직접 예산 작업하는 것을 보여드리겠노라 이야기했었죠?
그래서~
제가 기관에서 근무할 때 직접 만들어서 활용했던 엑셀 파일을 가지고 왔습니다!
자. 아무것도 없는 빈 양식을 열었어요.
가장 먼저 할 일(이라 적고 가장 쉬운 일로 읽습니다)은 고민 없이 할 수 있는 연도 수정하기.
그래서 저도 양식을 캡처하기 전에 연도는 내년 본예산에 맞도록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위 양식을 보시면 숫자 "0"이 기재되어 있는 곳도 있고 공란인 곳도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으실 텐데요,
숫자 "0"이 기재되어 있는 셀은 수식이 걸려있는 것이고, 공란인 곳은 제가 직접 수기로 기입을 해야 하는 셀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니 무슨 소리인지 감이 잘 안 오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시군구보조금 캡처를 몇 개 보여드릴게요.
노란색으로 표시해 둔 곳은 시군구보조금에 대한 산출내역과 금액을 기재하는 셀인데, 금액을 적는 노란색 셀의 셀값이 "I10"이라는 것을 종횡값을 보면 확인하실 수 있어요. 여기에 숫자를 기입하면 초록색으로 커서 활성화되어 있는(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셀) I9셀에는 수식을 걸어뒀는데 위쪽 빨간 네모를 보시면 "=I10"이라고 되어 있죠?
이는 "I9셀의 값은 I10의 값과 동일하게 하라"라는 의미죠.
본예산 입력란에도 숫자 0이 기재되어 있으니 이는 수식이 걸려있다는 의미입니다.
수식을 살펴보니 "=I9/1000"이라고 되어 있네요.
예산 양식 위에 단위를 보시면 전년도 예산과 금년도 예산, 그리고 증감까지는 "천 원 단위"로 기재하게끔 되어 있지만 산출내역에는 "원 단위"로 기재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이 값을 맞추기 위하여 I9셀의 값인 시군구보조금 계산 금액을 1000으로 나누어서 자동으로 기입되게끔 수식을 잡아둔 것이죠.
하나하나 입력하는 게 귀찮아서 그렇지 한 번만 이런 작업들을 잘해두면 예산 작업할 때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상당히 줄어드는 효과를 누리실 수 있어요.
전년도 예산값도... 사실 다른 엑셀 파일의 값을 연결할 수는 있는데 호~옥시라도 제가 통제하지 못하는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이 정도는 수기로 입력해도 무방하다'라며 일부러 수식을 넣진 않았어요.
첫 번째 캡처로 올린 양식에 보시면 양식 하단에 보시면 3개의 탭이 보이실 텐데요,
먼저 세입세출총괄표는 각 관항목 당 금액이 어떻게 되는지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고, 다음의 세입예산서와 세출예산서는 "총괄표에 기재된 금액+산출내역"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건 제가 제 임의대로 만든 것은 아니고요,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규칙" 제11조에서 언급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 번 볼까요?
예산에 함께 첨부해야 할 서류를 언급하면서 2항에 보시면 1항2호부터 5호까지의 서류는 별지 1호부터 4호 서식까지에 이른다고 되어 있죠?
이 중에서 오늘 우리가 살펴볼 세입·세출명세서는 별지 제1호 서식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요 서식과 제가 만든 엑셀 양식을 비교해 보시면 동일한 폼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바로 보실 수 있죠?
업무에 필요한 양식을 엑셀로 만들어서 본인이 관리하기 편하게끔 하는 건 상관없지만, 그 서식이 규칙 안에 별지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라면 그 구성 내용을 따라줘야 한다는 점을 살포시 강조드려봅니다.
제가 맨 처음 예산에 관한 글을 쓸 때 예산 작성 전 확인해야 할 첫 번째 사항으로 "우리 기관에 있는 재원들과 그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었어요. 이는 예산을 작성함에 있어 가장 첫 번째로 세입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나야 그에 맞춰서 세출 예산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늘은 예산 작성을 하기 위해서 예시로 각 재원별로 예산금액을 제 임의대로 정해보도록 할게요.
- 시군구보조금: 200,000,000원
- 지정후원금: 50,000,000원
- 비지정후원금: 85,000,000원
- OO사업수입: 10,000,000원
- 전년도이월금: 30,000,000원
- 전년도이월금(후원금): 10,000,000원
- 기타예금이자수입: 150,000원
- 기타잡수입: 1,000,000원
▶ 합계: 386,150,000원
우리 시설의 재원들을 싹 다 긁어모아보니 이런 종류의 재원들과 이 정도 규모의 금액이 확인되었어요.
세입예산서(명세서)는 사실 이것만 다 확인했으면 나머지는 저 금액을 예산서에 그대로 기입만 하면 되기 때문에 매우 간단히 끝이 납니다.
위에서 예시로 든 값을 세입예산서 상에 기입해 보면
이렇게 숫자가 촤르륵 입력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이제 전년도 예산 중 숫자 0이 기입되지 않은, 수기로 숫자를 입력해줘야 하는 곳에 전년도 예산값을 확인하여 채워주면
짜라란~
이렇게 모든 숫자 입력이 끝났습니다.
노란색으로 표시해 둔 셀에는 각 금액이 산출된 내역을 기입하면 되는데, 세입예산의 산출내역은 대부분 타이틀 명을 한 번 더 짚어주는 방식처럼 간단히 입력해도 무방하긴 했었어요.
월별 금액, 횟수 등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할 수 있는 항목들이 있다면 적어주는 것이 좀 더 괜찮은 예산서이긴 하겠죠?
사실 세입예산은 작성하는 것 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딱히 복잡하게 산출내역이 나올 것도 없고, 그저 '내년에 이 정도의 돈이 들어오지 않을까?'의 감만 가지고 작성하면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시는 것 중의 하나가
"보조금은 지자체에서 알려주니까 금액을 잡을 수 있는데 후원금이나 기타 다른 돈들은 내년에 돈이 얼마나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맞춰 적을 수 있나요?"더라고요.
자 여러분.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이 예산이잖아요.
예산. 말 그대로 미리 계산하는 거예요. 당연히 정확한 값을 알 수 없죠.
다소 극단적인 예시이긴 하지만 예산 규모를 말도 안 되게 크게 잡거나 어이없을 정도로 작게 잡아도 상관없어요. (이 말을 주무부서에서 싫어합니다.)
어차피 1년 살림을 살면서 집행을 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과대 또는 과소 작업한 것을 현실성 있게 추경 작업을 해야 하거든요.
아마도 이 지점에서 헷갈린다고 표현하시는 분들 대부분은 '추경예산 작업을 안 하려면 본예산을 최대한 1년 예산에 맞게 짜야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지 않나 추측해 봅니다.
저도 예전 회계 초심자였던 시절을 돌아보면 예산 작업하는 것을 무척이나 어려워했었고, 추경을 해야 되는 상황이 되면 그게 그렇게 싫었었거든요.
근데 이게 자꾸 하다 보니 면역력(?)도 생기고,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요령도 생기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귀찮기는 하지만 하면 하지 뭐'가 되더라고요.
그래도 금액의 기준을 잡는 것은 필요하니... 다음연도 본예산 작업을 위해서 각 재원의 값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잡아야 할 지에 대해서는 금년도 결산서를 참고하시는 것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최종 결산 금액에서 일정 수준으로 가감을 하여 다음연도 본예산에 반영을 하면 가장 현실성 있는 예산안이 나올 수 있겠죠. 좀 더 적극적으로 내년의 사업을 운영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결산서 금액을 기초로 일정 비율 이상으로 플러스를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군요.
저는 숫자에 굉장히 취약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예산과 결산 작업이 꽤나 많이 힘들었었어요. 실컷 계산 다 해놓고 맞췄는데 다시 계산해 보면 값이 아까랑 달라져서 머리를 쥐어뜯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면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만 그 때야 그런 걸 파악할 정신이 어디 있나요. 그저 하루하루 일 쳐내기 바쁜 상황이었는데요.
다음번에는 우리가 예산작업을 힘들다고 느끼는 가장 강력한 이유, 세출 예산 작업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보여드렸던 예산 양식 외에 보조양식 하나를 더 보여드릴 건데, 저는 이 양식을 고안하고 활용하면서부터 예산 작업하는 게 훨씬 쉬워졌었어요. 아마도 저처럼 숫자에 취약하신 분들이라면 많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만나효효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