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민아 Mar 29. 2023

40. 45개의 메시지 편

박민아의 행복편지 

행복편지 말미에 만들어 둔 좋아요 메시지함 있죠. 

거기에는 45개의 사랑스러운 메시지가 있습니다. 


누군지 알 수 있는 것도 있고 영 모르겠는 것도 있지만, 중요한 건 당신의 24시간 중 내가 아주 일부를 점유했다는 사실이지요.  


요즘은 정말 볼 것도 많고 봐야할 것도 많잖아요. 


새로 나오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도 많고 세계인의 축제도 즐겨야 하기 때문에 정말 바쁘고요. 그러나 그 틈 사이 제가 보낸 글을 읽고 어떤 마음이었는지 적어 보는 그 시간을 내주었다는 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아기 엄마의 일상을 누가 궁금해할까? 

아기 엄마의 생각을, 아기 엄마가 아닌 사람들도 이해할까? 


이 일을 시작할 때 떨치기 어려웠던 가장 큰 공포였어요. 이를 어렵게나마 무시할 수 있었던 건 정말로 당신 덕분입니다. 밋밋하고 똑같은 날들 속에서, 자꾸 소모하기만 하고 대충 살고 싶은 날들 속에서 뭐라도 건져내려고 애쓸 수 있었던 건 정말로 이 메일을 열람해준 당신이 있어서 였어요. 내 조건에서 할 수 있는한 가장 건강한 고민을 하려고 애썼습니다. 


저는 이런 감정이 뭐랄까 가짜가 아닐까 의심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이렇게 누군가에게 감사할 정도로 대단한 것이 아닌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연예인이 된 양, 팬에게 감사 인사 전하는 아이유가 (또..) 된 것처럼 구는 것 좀 우습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일전에도 말한 적 있듯 나는 내 인생의 아이유니까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꼴값은 꼴값이니까 의심하지 않기로 합니다.  



당신은, 이 메일을 읽어온 당신은 내 주변의 어느 누구보다 나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았던 사람입니다. 우리 엄마도 나에 대해 이 정도로 알지 못합니다. (알려주고 싶지 않은 건 비밀입니다..) 이 사실이 당신을 부담스럽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냥, 그렇다는 거니까요. (말해놓고 그냥 그렇다니...미안합니다) 당신에게 나의 존재나 혹은 이 글의 존재가 때때로 반가움이었기를 바랍니다. 



올해 저의 키워드는 가능의 증거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냉소보다는 낙관에 점을 찍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어디로든 움직이는 것. 

잘하는 사람보다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에게 ‘눈길’과 ‘좋아요’를 날릴 것. 

다정한 사람이 되어 응원의 언어를 전할 것. 


올해 당신은 어떤 키워드를 가지고 지냈을지 궁금합니다. 그 키워드에 가까워졌는지, 혹은 새로운 방향을 향해 길을 고쳐 나갔을지도요. 매년 한 해를 마무리하니까 올해 정도는 그냥 넘어가도 되지만, 그래도 기분이니까요. 



올해 당신이 무엇을 원했는지, 그곳에 얼마나 닿았는지 생각해보는 날 되길 바라요. 



고마웠고, 

2023년에도 잘 부탁합니다. 




2022년 12월 30일 금요일 

행복편지 지기

박민아




매거진의 이전글 39. 미묘함 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