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방인 Mar 01. 2019

증인 (2019) | 말 한마디의 작은 위로

김향기와 정우성의 케미가 돋보이는 영화였다, 김향기의 연기를 보면 볼수록 노력하는 천재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영화 ‘길버트그레이프’에서 디카프리오의 자폐아 연기는 관객들이 실제 디카프리오를 자폐아로 오해할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선보여 지금까지도 회자되어지고 있다. 김향기의 자폐아 연기는 전혀 거부감이 없었으며 실제 자폐아라고 충분히 오해 할 만큼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순호가 자폐아에 대해 공부해가며 지우에 대해 알아갈수록 관객들 역시 순호와 함께 지우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갈 수 있었다. 순호가 재판도중 지우에게 정신병을 언급한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그리 신경쓰지 않았지만 순호는 자신의 발언이 경솔했음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전한다. 관객들 역시 ‘정신병자’라는 단어에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순호의 시선을 따라가며 다시금 이에 생각하게 되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영화를 보며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였다. 우리는 당연하게 여겼지만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는 것, 우리가 그 상처를 한 번이라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아픔을 위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지루하지 않았던 영화, 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루한 느낌을 받지 않았다. 전개도 적당히 빨랐고 무엇보다 영화에 빨려들어간다는 느낌을 깊게 받았다. 중간중간 갑작스런 전개가 종종 있었지만 그리 불편하진 않았다. 두 배우의 연기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기엔 충분했다. 또 자칫하면 뻔하고 예상되는 스토리로 재미가 반감될 수 있지만 마치 추리소설을 읽듯 결말이 어떻게 흘러갈지 긴장하며 볼 수 있었다. 일부 관객들은 예상 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필자는 예측하지 못했고 신선한 충격(?)을 받아 재미있게 보았다.


 최근 억지감동과 같은 신파적 요소를 끼어넣어 관객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영화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허나 이 영화는 감동적인 요소들을 적당히 조율하였고 전혀 거부감을 느낄 수 없었다, 김향기를 만나 재판을 준비하며 정우성의 생각이 변화하는 과정, 김향기가 주변시선으로부터 아픔을 겪는 부분, 김향기가 정우성에게 마음을 여는 장면 등등 전혀 거부감없는 감동이었다.


오랜만에 정말 '좋은'영화를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린북(2018) |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