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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방인 Mar 01. 2019

그린북(2018) |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

영화가 끝나고 KFC에 전화를 걸고있는 내 손을 목격하게 되었다.

2019년 첫 영화였다. 그리고 든 생각은 "올해 최고의 영화 다섯손가락안에 들지 않을가 싶다"였다.

셜리와 토니의 여행 속에서 그들이 만들어간 하나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완벽했다.

리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 영화를 보는것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당장 영화 볼것을 권장한다.


영화가 가진 커다란 주제 중 하나는 '인종차별'이다. 그린북은 흑인차별이 이루어지던 시기 미국에서 흑인들이 여행하는데에 필요한 숙소나 식당 등을 정리해놓은 책이다. 즉, 백인들에게 차별 받지 않기 위해 쓰여진 여행책이다. 두 주인공의 여행 시작전 음반 회사 직원은 흑인인 셜리를 위해 이 책을 토니에게 건내준다. 우리는 주변에서 수많은 인종차별들에 노출된채 살아간다. 인터넷에 접속해 커뮤니티만 들어가봐도 '깜둥이', '짱깨' 등 인종차별 단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는 전세계적으로도 골치를 앓고 있는 문제다 얼마전 손흥민 선수의 축구경기에서 일부 팬들이 동양인 비하발언으로 조사를 받는다는 기사를 보았다. 선진국일수록 인종차별 문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에대한 대응을 확실하게 한다. 인종차별은 없어져야하며 이 영화는 이런 문제를 정확하게 꼬집는데 성공했다.


둘의 여행중 경찰은 흑인 외출 금지 시간을 어겼다는 이유로 토니와 셜리를 조사하는데 경찰은 토니의 이름을 보며 조롱을 한다. 이에 참지못하고 경찰을 때려 경찰서에 잡혀오게 되었는데 셜리는 토니에게 "나는 평생을 그런 취급을 받았는데 당신은 어찌 하루를 못참습니까?"라고 한다.  당시 흑인에게 차별은 '당연한 것'이었다. 평생을 차별 속에 살아왔던 셜리와 차별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토니 이 둘은 이 장면에서 확연한 온도차를 보였고 이 장면을 보는 관객 역시 두 캐릭터의 마음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영화에 다양하고 좋은 장면들이 있지만 나에게 한컷만을 꼽으라면 차가 고장나 잠시 길에 정차했을때 시골마을 농사를 짓던 흑인들과 셜리박사가 서로를 응시 했던 장면이 인상깊었다. 농부들은 셜리박사를 마치 다른세계의 사람인듯 쳐다보는데 카메라의 움직임과 배우들의 표정, 그 두가지의 조합이 정말 진국이었다. 셜리박사 역시 자신이 '흑인'과 '백인' 두 곳 모두에 끼지 못한채 살아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백인처럼 살아가지만 당시 만연하던 차별속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그렇다고 흑인들 사이에서도 '다른 사람'취급을 당한다. 그의 대사 "충분히 백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흑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남자답지도 않다면 그럼 난 뭐죠?"에서 셜리박사를 알 수 있다.


그린북을 보며 정말 좋았던 점은 인종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적절한 유머와 감동을 섞고 확실한 메세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점에서 이 영화를 극찬하고 싶다. 영화 안에서 메세지를 전달한다는 어려운 '미션'을 수행해낸다면 영화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추후에 다뤄볼 영화지만 언급해보자면 영화 <12인의 성난 사람들>을 보면 처음 주인공의 작은 한마디로 시작해 배심원들의 마음을 이끌어낸다. '합리적인 의심'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약 3분내외를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을 하나의 방안에서 채워나가는데 자칫 지루할 수 있지만 대화가 오가는 과정은 영화의 집중도를 높이며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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