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어 풀이 #5
아이는 오늘도 방에 갇혔다.
자물쇠도 없는 3평 남짓한 공간에 무엇이 이 아이의 발목을 묶어뒀을까?
"싸가지없는 자식".
2주 만에 처음으로 말을 한 부모는 아이에게 거친 말을 내뱉었다.
아이는 아무런 말 없이 그저 생각했다. '내가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지?'
아이의 감정선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치만 아이에게는 말할 용기가 없었다.
정확히는 부조리에 맞서 싸울 의지조차 없었다.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오은영 박사님은,
아이의 정당성을 한 번이라도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더 이상의 요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상을 보는 순간, 그 아이는 반드시 언젠가의 나였음을 깨달았다.
더 이상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어차피 부모님 말이 맞다고 할 테니까.
어느 순간부터 이런저런 이유들을 핑계로 불만이 생기더라도 더 이상 토를 달지 않게 됐다.
아무리 핑(PING)을 날려와도 응답하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방으로 나를 숨긴다.
나만의 공간에서 어느 누구도 나의 심리를 건들지 않는 무중력 감정의 방으로
나를 가둬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