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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안 Mar 03. 2020

무비: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출발 비디오 여행'을 좋아하는 당신에게

이 글을 쓰면서 <출발 비디오 여행>에 대해서 검색해 봤다. 비디오는 사라진 지 오래인데도 이 프로그램은 아직 하고 있더라. 영화 설명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뜻일 것이다. 나도 어렸을 적 좋아했다. 빠른 편집과 맛깔나는 DJ의 설명이 곁들여지면 때로는 실제 영화보다도 더 재미있곤 했다.  


오늘 설명할 넷플릭스의 <무비: 우리가 사랑할 영화들>은 미국판 '출발 비디오 여행'으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넷플릭스 <무비: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다. 각 에피소드들은 모두 4편의 영화를 다룬다. <더티 댄싱>, <나홀로 집에>, <고스트 버스터즈>, <다이 하드>. 아주 유명한 영화들이다. 한 편도 안 본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그리고 설사 안 본 사람이라고 해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애초에 출발 비디오 여행은 영화를 안 본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 아니던가. 


이 다큐멘터리는 영화 탄생 비하인드를 다룬다. 어떻게 이 배우가 캐스팅되었고, 어떤 식으로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어떻게 특수효과 전문가를 섭외했고, 개봉관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는지. 당시 영화 제작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던 스텝이 거의 모두 나와서 당시를 증언한다. (물론 주연들은 안 나온다…) 그리고 그들이 설명하는 영화 제작의 장은 고난과 고난, 반대와 어려움이 휘몰아치는 아비규환이다. 문제를 안 겪은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생각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이 4개의 영화는 당대에 본 적 없는 참신한 내용을 앞세워 히트한 영화들이다. 뒤집어 말하면 안전한 흥행 요소를 거의 기대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배우들도 그렇다. <다이 하드> 이전의 브루스 윌리스가 액션 영화 히어로로서 가치가 있었겠는가? 결국 이 영화들은 젊은 스텝과 신인 배우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젊은 영화'였던 셈이다. 그런 만큼 당시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꽤 역동적인 경험이다. 

<나홀로 집에>의 이 무서운 스턴트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도 알려준다…

게다가 편집. 이 다큐멘터리 이야기를 할 때 편집 이야기를 빼놓으면 안된다. 출발 비디오여행의 빠른 편집을 더 쪼개서 6/8박자로 몰아치는 듯하다. 스텝이 한 마디 인터뷰를 하면 김경식을 떠올리게 하는 나레이션이 한 마디 보태고, 곧이어 해당하는 영화 장면이 지나간다. 거의 요새 유튜브 편집과도 비슷한 직관적인 편집이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별로 없다. 생각해보면 이 다큐멘터리가 우울할 필요도 별로 없긴 하다. 초대박 히트를 쳐서 지금까지 저작권으로 먹여살린다는 영화들인데 우울할 이유가 있겠나. 


편당 40분 정도로 분량도 부담없다. 그래서 다큐멘터리가 너무 지루하거나, 아니면 밥 먹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뭐든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다 보고 나면 빨리 시즌 2가 나오길 기다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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