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광철 Jun 19. 2024

경품 응모 하는 열정으로

내 인생에서 첫 경품 응모 당첨은 뉴X란스 라는 브랜드의 운동화였다. 아마 20살 때였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뉴X란스로 사행시를 써서 보내면 운동화를 주는 이벤트였다. 그 시절에 나는 싸X월드에 감성글을 신랄하게 배설하고 있을 때였는데. 그 운동화가 너무 갖고 싶어서 최선을 다해서 사행시를 써서 보냈다. 그때 응모 마감일 전까지 시간이 조금 있었는데 하루종일 그 사행시만 몰입해서 하루를 보냈었다. 그땐 참 신기한 게 누가 가르쳐주지도 책에서 배우지도 않았는데 심사위원이 좋아할 만한 사행시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뉴X란스의 역사와 경품이 걸린 운동화의 특징을 살려서 사행시를 썼다. 이게 먹혀들었는지는 모르겠다만, 경품에 당첨돼서 운동화를 받았다.


그리고 세월이 조금 흘러서 K본부에서 진행하는 음악프로그램 방청권과 어쩌다 어른 방청권에 사연을 보내서 4번 정도 초청을 받은 적도 있다. 물론 그때도 그 사연을 읽을 담당자가 뽑아 줄 만한 글을 썼다. 지금 생각하면 거만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 당시 나 좀 글소질이 있나?라고 대박 착각을 하면서 살았다.


독자가 있으면 작가가 있고 작가가 있으면 독자가 있다고 어디서 주워 들었다. 누구나 다 아는 흔한 문장이지만 은근히 자주 망각하게 된다. 요즘 내가 쓰고 있는 쌉소리도 결국 독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쓰고 싶은 대로 막 휘갈기면서 쓰고 있다. 그래도 매일매일 고민을 한다. 독자가 좋아할 만한 글. 독자가 내 글에 몰입하면서 재미를 느낄만한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말이다.


이 글의 제목처럼 경품 응모 할 때는 독자 즉 담당자가 좋아할 만한 글을 잘 써왔는데. 경품에 응모하는 열정으로 글을 써야 할까. 글이야 뭐 그냥 일단 막 쓰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때가 많은데 상당히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한편으론 내가 뭐라고 이런 고민을... 매일 쓰는 것도 좋은데 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보장해 주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한 스트레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