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난 견디지 못해 금방이라도 한강으로 달려갈 것 같은 사람처럼 고통에 대한 이야기만 휘갈기고 있다. 그런데 난 요즘 살만하다. 내 입에 풀칠은 하고 산다. 조금 살만 하니까 게을러지고 좋은 쪽으로 잡생각이 머릿속에서 헤엄을 친다. 고통은 고통을 찾아서 라는 제목은 대낮 무더운 토요일 서점으로 걸어가면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었다. 보통 주말에 서점을 간다. 어떤 날은 목적 없이 서점에 들어가 사람들과 책진열대를 빙빙 돌면서 이 책 저책 들춰보고 그냥 다시 나오기도 하고, 사고 싶은 책이 생겨서 서점에 들어가자마자 책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아 집으로 오기 전 저가커피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들고 오는 루틴도 생겼다.
그래서 고통은 고통을 찾아서 라는 제목이 갑자기 왜 생각이 났다면, 사람은 무언가 한 가지 관심이 생기면 주변에 그것만 보인다고 했다. 차에 관심이 생기면 도로 위에 차만 보게 되고, 신발에 관심이 생기면 모르는 사람의 발을 몰래 훔쳐보기라도 하듯 힐끗힐끗 쳐다보기 마련이다. 나의 서럽고 눈물겨운 고통의 시간들을 조금벗어나 보니 다른 고통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참 생각 보니 말이 앞뒤가 맞지 않다. 고통스러울 땐 고통이 보이지 아니 보고 싶지도 않았는데 고통이 지나니 고통을 찾게 되다니. 나란 놈아 말은 똑바로 하고 살자
아무튼 나의 고통은? 다른 고통을 찾아 떠난다. 남의 고통을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역주행 중이라는 리틀라이프라는 소설이다. SNS의 알고리즘으로 타고 온 이 소설은 단순히 광고로 나에게 온 건지 아니면 정말 역주행으로 소문을 타고 나에게 왔는지 모르겠다만 이 책이 그렇게 후유증을 남긴다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주말이 되자마자 역시나 대낮의 태양빛을 뚫고 서점을 가서 데리고 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같이.
나의 관심사 고통이 리틀라이프라는 소설로 연결되었다. 은근 기대하면서 읽고 있는 중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억지로 기대를 누르면서 읽고 있다. 누군가의 고통으로 나를 위안 삼고 싶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살만해서 그런 것일까 무언가 깊고 무거운 슬픔을 느끼고 싶었다. 이 소설이 나의 바램을 충족시켜줄지는 모르겠다만. 나의 고통은 다른 고통을 찾고 있었고 그 고통을 책으로나마 만끽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