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부 전담 수업을 한 지 4년째이다.
내 아이들 다 키우고 나이 50 돼서 전담하게 된 사춘기 전의 12~13살 아이들과의 수업은 그전에 했던 수업들과 확연히 다르다.
가장 크게 다른 건 아이들을 대하는 내 마음이다.
아이들이 그저 이쁘기만 하다.
예전부터 아기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내가 어느 순간 아기들만 보며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일 듯하다.
그런 내 마음의 변화를 느끼며 초등 5~6 학년 수업을 한다.
초5학년 2학기 마지막을 지나고 있는 남자아이였다.
또래보다 작았지만 쾌활하고 밝아 보이는 아이였다.
수업을 하다 보면 아이들 엄마들과 한 번씩 통화하게 된다. 학원에 보내고 잘하고 있는지 궁금할 테니까.
아이의 엄마와 몇 번 통화하고 아이가 와서 하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 보면 그 집의 분위기를 대충 알게 된다.
그 아이엄마는 전업주부였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일거수일투 확인했다. 서울서 살다가 남편 직장으로 인해 지방에 정착해 살고 있었으며 주변 친척들은 서울에 살고 있고 주위지인들 모두 교육에 많은 관심이 있는 거 같았다. 물론 부부 모두 그랬다.
2살 터울 누나는 드러나는 사춘기 없이 원만하게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듯했다.
이 친구는 쾌활한 성격에 친구들의 관심도 많이 받는 아이였다. 또래 남자아들이 그러는 것처럼 노는 것에 진심인~
주위 지인들의 아이들이 공부 잘하는 걸 듣고 보면서 본인들 아들도 좀 타이트하고 틈이 없이 확실하게 공부에 전념하길 원했지만 그렇지 않은 아들이 답답했을 거다. 그러다 보니 엄격해졌고 야단을 치는 일이 자주 있었다.
5학년 2학기 들어가면서 작은 체구와 상관없이 사춘기로 접어들어가는 듯 보였다. 불성실해지고 불만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학원수업 중에도 지적받는 일이 늘어났다. 나도 그 아이와의 수업이 조금씨 힘들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 중 잠깐 쉬는 시간. 화장실 다녀온 후 아이가 "선생님~ 추워요~ "
다른 때 같으면 벗어놓은 겉옷 입어~라 했을 텐데 그 이번엔 달랐다. 아이가 오기 전 아이엄마와의 통화로 어제 부모님께 된통 야단맞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학원에서 전혀 티 안 내고 쾌활한 아이를 보고 왠지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그래? 이리 와~ 선생님이 따듯하게 안아줄게.."그렇게 이야기하면 100이면 100 에이 선생님~됐어요 하는데..
그 아이는 쓱 와서 내 앞에 섰다. 여학생들도 옆에 있었는데 내 앞에 왔다.
사실 진짜 올 거라 생각도 못했는데 내 앞에 서 있는 그 작은 체구의 초등5학년 아이를 꼭 안아줬다.
등을 토닥토닥 몇 번 해주고 "이제 따듯하냐" 했더니 씩 웃으며 큰 목소리로 "네~"했다.
그날부터 사춘기 막 들어가는 아이는 없어지고 한없이 학원이 즐거워지는 아이가 생겼다.정말 눈에 띄게 아이의 태도가 변했다.
그 뒤로는 내가 하는 말을 그 누구보다 잘 듣고 싹싹하고 즐거운 아이가 되었다. 적어도 학원에서는 그랬다.
이 나이에 또 배웠다. 따듯한 포옹 한 번이 그 아이를 변화시켰다.
그냥 포옹이었는데.. 그 아이에게는 그냥이 아니었나 보다.
아이들을 보며 많을걸 느낀다. 작은 관심과 별거 아닌 칭찬에 아이들은 180도 달라진다. 순수한 아이들과 같이 "일"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