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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미 May 17. 2022

불륜 아니고요.


아주 오래전..

여행지에서 마주친 어느 중년커플.

손을 꼭 잡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말했었다.

“저 나이에 손잡고 다니는 커플을 보면 왠지 부부라는 생각보다 불륜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 많은 커플들이 있었지만 손을 꼭 잡고 걷는 커플은 젊은 커플들뿐이었다. 딱 봐도 ‘한창 좋을 때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커플들만이 행여나 떨어질세라 손을 꼭 잡고 걸을 뿐 대부분의 커플들은 ‘따로 또 같이’의 모습이었다. 남편의 말을 듣기 전까진 의식하지 못했던 일이었는데 남편의 말을 듣고 보니 함께 가는 모습으로도 대략 그 커플의 연차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손을 잡고 걷는 남녀는 연인이거나 신혼부부.

어린아이가 있는 커플은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느라 생이별(?)

청소년이 있는 커플은 그냥 따로국밥.

부부만 남은 중년커플은..

같이 다닐 일이 별로 없음.

이 시기의 부부는 친구와 다니는 걸 더 좋아함. ^^

그리고 머리가 희끗한 노년의 커플이 되면..

다시 손을 잡는다. 이미 노쇠한 한쪽의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 아니면 손잡을 한쪽이 없어 자식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손잡고 걷는 중년커플이 되었다.

남편이  손을 잡아주는 이유는 내가  넘어지기 때문이지만 누군가는 그때의 남편처럼 불륜을 의심할지도 모르겠다. 


저희는 불륜 아니고요. 그냥 버팀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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