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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연 Mar 08. 2019

TV를 없앴다

특별하진 않아도, 좋아하는 시간을 보낸다는 것

이사를 오면서 TV를 놓지 않았다. 첫 번째는 내가 꾸미고 싶어 하는 공간의 모습에 그냥 TV가 안 예뻐 보였고(지극히 주관적인 취향), 두 번째도 TV를 놓으면서 TV장도 놓게 되면 거실이 좁아 보일까 봐 싫었다. 대신 빔을 놓기로 했다. 물론 빔으로 휴대폰 미러링을 해서 TV를 볼 수 있지만, 확실히 무의미하게 TV를 켜놓고 보는 시간이 없어졌다.

일단 빔은 어두워야 볼 수 있기 때문에 밤에만 켜게 된다. 낮에 암막커튼을 치고 볼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렇게 해서 TV를 봐야겠다는 욕구는 없는 것 같다.

TV를 없애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면 조금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더 건설적이고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


요즘 내가 좋아하는 시간은 지금 이 시간이다. 어두워졌을 때 창밖을 바라보는 바 테이블에 앉아서 스탠드를 켜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켜놓고, 아로마 버너에 좋아하는 아로마 오일을 한두 방을 떨어트려 티라이트를 켜놓은 채, 따뜻한 커피 혹은 차 한잔을 마시며, 노트북에 일기를 써 내려가듯 여러 생각을 글로 옮기는 시간. 이 시간이 나는 너무 좋다. 나에게는 이 시간이 TV를 보지 않으면서 생긴 시간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편하게 소파에 앉아 TV를 켜놓고 보는 시간이 제일 좋아하는 시간일 수도 있다. 각자의 생활 패턴이나 성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내가 좋아하는 시간'을 만들어서 인지하고 그 시간을 보낸다면 조금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특별한 하루는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하루를 만들어보라고 했던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중 한 글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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