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운명이 이끄는 하늘빛 꿈들과 우리 함께 고성동으로
대구FC를 본격적으로 팔로잉하게 된 직접적인 요인은 2018년 FA컵 우승이었다. 'FA컵이 뭐야?' 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으실 테니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프로, 아마추어를 통틀어 국내 성인 축구의 최강팀을 가린다는 명목하에 펼쳐지는 컵대회로, 현재는 코리아컵으로 불리지만 2018년 당시에는 FA컵으로 불렸다.
2013 시즌 종료 후 2부 리그로 강등된 지 3시즌만에 겨우 다시 1부 리그로 올라와 2017 시즌 리그 8위에 그쳤던 대구가 그다음 시즌에 FA컵 우승을 거머쥔다고 이야기하면 그 당시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아무도 믿지 못했으리라 장담한다. 그런데 그 믿기지 않는 우승을 대구가 해낸 것이다. 그것도 그간 홈 경기장으로 사용했던 대구 월드컵 스타디움 고별 경기에서.
그날 그 경기장에 가지 않았던 내가 후회된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아마 그날 그 경기장에는 가지 않을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K리그에 대한 관심은 정말 털끝만큼도 없었으니까. 축구는 오로지 해외 축구, 그것도 PL만 챙겨봤기에 내게 K리그는 그저 존재만 인지하고 있는 국내 리그일 뿐이었다. 아마 지금의 나를 그때에 가져다 놓는다면 무조건 직관하러 갔겠지만. 내가 사는 도시의 팀이 창단 후 최초로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이 앞으로도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
스포츠 팀의 인기는 역시 성적과 직결된다는 것을 대구FC로 인해 다시 한번 느꼈다. 세징야, 에드가와 같은 인기 있는 스타들의 존재 여부도 매우 중요하지만, 우승이라는 바람이 불어야 팬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 아마 모든 팬들이 공감하는 지점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FA컵 우승만이 내가 대구FC를 응원하게 된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