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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터 Mar 26. 2024

당신은 누군가의 심장을 울려보았나

눈이 아닌 마음을 홀리는 콘텐츠

나는 가수 아이유가 좋다. 그녀의 노래는 대부분 좋아하지만  그중 특히 좋아하는 노래가 있다. 'celebrity'.

'세상에 모서리, 구부정하게 커버린 골칫거리 아웃사이더'

장애아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아이와 내가 모서리가 되어가는 것 같은 기분에 종종 놓인다. 그 순간 이 노래가 위로를 주는 느낌이다.

'The one and only You are my celebrity'


오늘도 어김없이 퇴근 후 차를 운전하며 도로를 달리는데 재생해 놓은 음악 앱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듣고 있다 문득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러다 불현듯 '아! 이런 게 콘텐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웃기게도 극 F에서 극 T로 넘어가는 순간은 늘 그렇게 온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었던 콘텐츠 업이라는 게 이런 거였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가득해졌다.


뜬금없이 PD 16년 차에 햇병아리 같은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초심은 늘 그렇게 잃어간다. 나만이 아니다. 미디어 시장은 대중의 반응과 트렌드에 민감하다. 그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그러하다. 그래서 뉴미디어 플랫폼과 그에 맞는 콘텐츠가 득세를 하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기 위한 콘텐츠의 전쟁. 그 속에서 쉽게 매몰되어 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결국은 눈이 아닌 마음이다. 위로와 공감. 그러나 이들 단어조차도 지금의 미디어 시장 트렌드에는 올드한 단어인 듯한 느낌이 든다.

최근 동료들과 이야기 나누다가 웹툰을 소재로 한 콘텐츠의 범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투자가 큰 드라마의 경우 먼저 성공적인 스토리로 독자를 가진 IP는 위험을 감소시켜 주는 큰 매력적인 요소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흥행과 재미 요소에만 집중하다 보면 놓치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 예시 중 하나가 '피라미드 게임'이다.


최근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이 가정 통신문에 등장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18세 이상 관람가이지만 초등, 중등 아이들이 이것을 따라 학교에서 투표를 하고 왕따를 만드는 놀이를 하고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드라마의 결말은 아이들 스스로 이 제도를 없애는 방향으로 결말을 내린다. 하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인 소재는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충분하다.


재미와 흥미 위주로 흘러가는 콘텐츠는 이슈를 만들지만 사람의 마음에 남아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공감과 위로를 건내는 콘텐츠다. 스테디셀러가 되는 콘텐츠는 그런 콘텐츠다.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도 그런 콘텐츠다. 좋은 콘텐츠는 마음을 울리고 세상을 울린다.


그런 의미에서 나 포함 미디어 시장 종사자들에게 묻고 싶다. 과연, 당신은 누군가의 심장을 움직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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