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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터 Apr 23. 2024

출산율 0.6%의 시대

아이 셋 엄마가 출산율에 대해 한마디만 할게요

출산율 0.6프로의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에 나는 3명이나 낳았으니 그나마 수치를 올리는데 일조한 사람이리다. 그러니 출산율에 대해 왈가왈부할 조금의 자격정도는 있을 것 같다.


유아기의 자녀를 키우는 나는 이러한 출산율의 저하가  굉장히 밀접하게 피부로 와닿는다.

내가 사는 동네는 아이들 키우기 좋은 동네로 유명하다. 그만큼 아이들이 많다. 그런데 이러한 동네에서조차 첫째가 7세가 되던 무렵 어린이집의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7세 반 아이들의 정원은 계속 채우지 못하고 있다.

전화를 걸어 대기를 해야 했던 미술학원, 수영학원 등은 대기 없이 등록을 바로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정말 아이들이 점점 없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아이들 많기로 유명한 우리 동네가 이러하니 실제는 더 하리라.


사실 인구절벽을 이야기하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그게 무슨 의미미가 있으랴.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인생.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내일을 위해 사과나무를 심는다던 이야기는 옛말이다. 우리는 지금만을 살고 있다. 출산율 정책 또한 그러하다. 출산을 하면 돈을 주고 저리로 융자를 해준다. 지금 당장 눈앞만 보고 있는 정책이다.


얼마 전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후배와 출산율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었다. 갓 결혼한 후배는 여러 가지 관심이 많았다. 출산율의 이야기는 인구 고령화와 사회 비용의 증가 등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그런데 갑자기 갑갑한 마음이 들었다. 해답 없이 빙빙 도는 기분. 그래서 문득 이런 질문을 던졌다.

"너 사실 출산율 줄어드는 게 그렇게 마음에 와닿진 않지?"

머뭇거리던 후배는 "사실 그래요"라고 답했다.

그리곤 이렇게 말을 붙였다. "선배는 대단해요. 전 엄두가 안 나요"


출산만 하면 국가가 책임질 것처럼 말하지만 그 이후는 개인의 책임이 된다. 육아든 장애든 모두 개인사이고, 개인이 알아서 해내야 하는 일이 되어버린다. 출산하고 1억을 받으면 무엇하겠나.

육아의 가치는 1억 이상으로 어마어마하지만 사회에서 육아의 가치는 무가치가 되어버린다. 육아휴직과 단축근무 등은 그저 배려가 될 뿐이다. 지금의 출산율 정책들이 계속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미래를 보고 사과나무를 심으려면 멋진 사과나무를 봐야 한다. 우리는 그 나무를 보고 선망하고 그리워하는 법을 모른다. 그러한 나무를 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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